[단독]88%라더니 명부엔 84.7%..지원금 155만명 덜 받아
5차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 지급 비중이 정부가 밝혔던 87.8%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행정 집계 상 오차라며, 실제 지급 가구가 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급 형평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명부 확인해 보니 87.8% 아닌 84.7%
원래 정부는 소득 하위 80%에게 지원금을 주는 내용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었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맞벌이와 1인 가구 소득 기준 등이 완화되면서 지원 대상이 87.8%로 늘었다. 하지만 실제 사전 명부를 확인해 보니 지급 비중이 원래 밝혔던 기준보다 훨씬 적게 나왔다.
“최종 집계 가구 수 늘어난 탓”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재난지원금 지원 비중이 낮은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다만 주민등록과 건강보험 기준이 상이한데 따른 행정 집계 상 나타난 오차로 추정하고 있다. 원래 정부가 재난지원금 기준을 정할 때는 주민등록상의 가구 수를 바탕으로 했다. 하지만 사전 명부에는 주민등록과 건강보험료를 함께 고려한 ‘작업 가구’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적용했다. 소득을 건보료 기준으로 나눴기 때문에 명부상 가구도 건보료 기준을 적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래 주민등록가구로는 88%에 근접하게 지급 기준을 맞췄고, 이 절대 지급 가구 수 자체는 줄어든 게 아니다”라며 “건보료를 적용한 ‘작업 가구’로 명부를 최종 집계하면서 모수가 되는 가구 수가 늘어나 지급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1인, 3인 가구 10%포인트 차
가구별로 지급 기준이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복지부는 “맞벌이 특례로 2·3인 가구 맞벌이가 3·4인 가구로 집계되면서 다소 비율이 떨어진 것”이라며 “87.8%라는 기준은 가구원 수별이 아니라 전체 평균을 의미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정확하지 않은 기준에 500억 낭비”
정부 해명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지급 기준을 명확하게 나누는 게 불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보료 가입자 수는 매달 변동이 있어 정확한 수를 확정하기 힘들다. 또 같이 살지 않는 부부는 한 가구로 할지, 두 가구로 할지 선택할 수 있는 점도 변동성을 키웠다. 지급 기준이 시시각각 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어떤 식으로 해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백 의원은 “재난지원금 지급 및 홍보를 위해 행안부(520억원)·복지부(42억원) 관련 예산만 562억원이 지급됐는데, 이는 재난지원금 2만2480명 더 줄 수 있는 금액”이라며 “명분도 없고, 정확히 맞출 수도 없는 88% 지급 기준을 위해 수백억원의 관련 예산만 낭비했다”고 했다.
여당이 밝혔던 지급 기준 90% 상향도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여당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자, 40만명 이의신청을 더 받으면 최대 90%까지 지급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 의원 자료에 따르면 90% 지급을 위해서 추가로 더 지급해야 하는 인원은 267만9628명이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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