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도보다 못한 미국 기자들"..잇따른 악재에 언론탓?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미국 기자들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다.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룸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였다.
의자에 앉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취재진을 들일 텐데, 내 생각에 인도 기자들이 미국 기자들보다 태도가 훨씬 더 바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디 총리에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기자들은)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공식적으로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나온 이야기라 백악관이 제공하는 회담 전문에는 이 내용이 적히지 않았다.
그러나 보수성향 소셜미디어 계정인 RNC리서치가 인도 방송에 녹화된 것을 캡처해 트위터 등에 올리면서 이런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케이티 로저스는 이 영상을 리트윗하며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모디 총리가 한 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미국 대통령이었다"라고 글을 남겼다.
다른 기자들도 반발했다. "상당히 트럼프 같다"는 반응부터 "인도의 언론 자유 순위는 142위, 미국은 44위"라는 비교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보다 사흘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기자 질의응답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모두 발언 후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변을 했다. 그러나 그의 답변이 끝나자마자 백악관 관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지 않고 기자들을 모두 내보냈다.
최근 아이티 난민에 대한 국경순찰대의 위협적인 기마 순찰이 논란이 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날도 기자들이 오벌 오피스를 나가면서 끝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의 백악관 출입팀장 애슐리 파커는 "오늘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빛낸 이는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영국 총리였다"고 지적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혼란,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43%(지난 22일 갤럽 기준)까지 떨어졌다.
취임 초기와 달리 비판적인 보도가 잇따르면서 언론을 더 기피하고 갈등 관계에 놓이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분석이다.
폭스뉴스 등은 과거 바이든 대통령이 언론과 충돌했던 사례까지 소환했다.
지난 여름 NBC방송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켈리 오도넬이 백신 정책에 대해 집요하게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당신은 정말 골칫덩어리"라고 쏘아붙인 적이 있다.
CNN 백악관 출입팀장 케이틀린 콜린스의 불편한 질문을 받고선 "그런 걸 이해 못 하면 당신은 직업을 잘못 구한 것"이라고 독설을 했다가 나중에 사과하기도 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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