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비싼데 판매량은 2배 늘었다, 코로나로 뜬 여성용품

천인성 2021. 9. 2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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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는 생리대. 유한 킴벌리 제공

팬티처럼 착용하는 ‘입는 생리대’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스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한 생활 패턴의 변화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팬티형 생리대의 매출은 520억원으로, 전년도(390억원)보다 32% 늘었다. 전체 생리대 시장규모(5500억원) 중 점유율도 6%에서 9%대로 커졌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위메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팬티형 생리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7% 늘었다. 패드형(개당 약 200원)에 비해 4배 정도의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팬티형 생리대는 2014년 유한킴벌리가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다. 속옷에 붙이는 기존 패드형 생리대는 휴대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리혈이 많은 날 패드 밖으로 새는 등의 단점도 있다.

반면 팬티형 생리대는 잠잘 때 뒤척여도 생리혈이 거의 새지 않는 장점이 있다. 크기가 커 흡수력이 좋아 패드형 생리대나 ‘탐폰’에 비해 오래도록 착용할 수 있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이 늘어난 점이 수요 변화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팬티형 생리대는 부피가 상대적으로 커 휴대가 불편하고 교체하기 쉽지 않아 주로 수면 시 착용하는 ‘오버나이트’ 생리대로 활용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되면서 낮에도 패드형 대신 입는 생리대를 쓰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편리함은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장시간 방호복을 착용해야 해 생리대를 교체하기 어려운 여성 의료진의 불편함을 다소나마 덜어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우한에선 여성 의료진들에게 ‘팬티형 생리대’를 보내주는 기부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올해 3월 LG유니참이 방역활동을 하는 여성의료진들을 위해 팬티형 생리대 5만 4000장을 기부했다.


일본도 인기 "여성 활동 폭 넓혀"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입는 생리대가 주목 받고 있다. NH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7월 베아재팬(ベアジャパン)이 출시한 팬티형 생리대는 한달만에 완판됐다. 온라인에서 호평이 이어져 현재 구매를 하려면 이달말 말 출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지 매체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온라인엔 코로나19 때문에 여느 화장실을 이용하기 꺼려지거나 장시간 회의 등으로 화장실에 갈 기회를 놓치게 된 경우에 도움 됐다는 네티즌들의 평이 오른다.

‘생리용품의 사회사’를 쓴 역사사회학자 다나카 히카루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리기간을 쾌적하게 보내기 위한 선택지가 많을수록 여성의 활동 폭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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