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 세계여행] 괴식일까 별미일까.. 태국에서 맛본 개미알탕
태국 붉은개미알탕
몇 해 전, 태국 북부 치앙라이 지역으로 취재를 갔을 때였다. 현지 가이드가 평생 잊지 못할 음식을 맛보게 해주겠다며 지역 유명 식당으로 데려갔다. 돼지고기구이, 버섯 볶음 같은 비교적 친숙한 음식 옆에 시래깃국 같은 모습의 음식이 담겨 있었다. 이산 지방의 대표 음식인 개미알탕이었다. 내키지 않았으나 가이드의 성의, '언제 이런 걸 또 먹어보겠나' 하는 여행자의 도전 정신, '언젠가 기사로 써먹을 수 있겠다'는 직업 정신이 복합 작용해 먹어보기로 했다.
국물부터 떠먹었다. 나쁘지 않았다. 약간 매콤한 된장찌개와 비슷했다. 이어 채소와 엉겨 있던 개미 알을 한 숟갈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개미 알이 입에서 톡톡 하고 터졌다. 알 속에 식초가 들어있는 것처럼 시큼한 맛이 났다. 알을 계속 씹으니 은근하게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의외로 먹을 만했다. 국물 맛이 친숙해서인지 밥과 함께 먹으니 계속 술술 들어갔다.
카이못댕은 라오스, 중국 등 이웃 국가에서도 즐겨 먹는 식재료다. 고단백, 저칼로리를 자랑하는 영양식이어서다. 치앙라이 취재 때는 개미알탕만 먹었지만 샐러드, 달걀 오믈렛에도 넣어 먹는단다. 야시장에서는 붉은 개미 알 말고도 물장군, 애벌레 같은 곤충요리도 봤다. 괴식이라고, 미개하다고 깎아내릴 일은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곤충은 미래 식량의 대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태국 여행을 다시 간다 해도 굳이 곤충요리를 찾진 않을 것 같다. 한 번 경험으로 충분하니까.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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