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st 상식] 반려견 고유의 생체, 코 무늬로 확인한다

이성훈 2021. 9. 25. 04: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개는 인류의 반려동물 가운데 숫자가 가장 많습니다.

보호자가 직접 휴대전화 카메라로 반려견의 코를 촬영한 뒤 비문을 추출하는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이 무늬를 AI 시스템에 등록합니다.

이제 반려견의 코를 스캐너에 갖다 대면 AI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신체정보와 최근 구입한 애견용품 목록을 전송해줍니다.

반려견의 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돌토돌 알갱이가 이룬 특이한 무늬를 볼 수 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화질 스캐너·AI 활용하면 DNA 감식보다 정확하게 구분
인간의 지문처럼 반려견에는 비문이 있다. 중국 스타트업 메그비가 개발한 비문인식 프로그램으로 반려동물의 등록정보를 확인하는 모습. Megvii 캡처


개는 인류의 반려동물 가운데 숫자가 가장 많습니다. 독일의 통계전문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4억7000만 마리로 추정되며, 한국에서는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 기준 209만 마리입니다. 숫자가 늘면서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반려견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같은 종끼리는 생김새가 비슷해서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국내에선 2014년부터 반려동물등록제를 도입해 내장형 칩 등을 의무화했지만, 등록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죠.

기업들은 반려견의 생체인식에 주목합니다. 78억 인간의 홍채와 지문처럼 5억 반려견에도 중복 확률이 0%인 고유한 신체 무늬가 있지요. 코 무늬, 비문(nose mark)입니다.

비문은 개마다 고유하며 평생 변하지 않습니다. 정확도는 개의 홍채, DNA 감식보다 뛰어날 정도이죠. 북미의 대표적인 애견협회인 캐나다캔넬클럽(CKC)은 1938년부터 비문을 활용했습니다. 개의 코에 잉크를 묻혀 도장처럼 종이에 찍었습니다. 21세기 들어 비문 기술은 급격히 발전합니다. 일정한 문양(패턴)을 인식하는 인공지능(AI) 기술과 고화질 스캐너의 등장 덕분이죠. 100만분의 1m인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분석하므로 수백만 개의 비문을 하나하나 구분할 수 있습니다. 등록도 간편합니다. 보호자가 직접 휴대전화 카메라로 반려견의 코를 촬영한 뒤 비문을 추출하는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이 무늬를 AI 시스템에 등록합니다. 이제 반려견의 코를 스캐너에 갖다 대면 AI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신체정보와 최근 구입한 애견용품 목록을 전송해줍니다.

세계 최초로 비문 인증 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미국의 스놋스캔(SNOUTSCAN)입니다. 스놋스캔은 특허를 등록한 2005년 “확대 촬영으로 정확한 비문 이미지를 얻고 이를 모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고 소개했습니다. 비문 기술로 반려견의 보호자를 찾아주는 기법이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지요.

대박 난 사례는 따로 있습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메그비(Megvii)는 2019년 이 기술로 온라인쇼핑몰을 공략했습니다. 사람 대신 반려견을 고객으로 등록하고 쇼핑 리스트를 관리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죠.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기업 투자정보 사이트인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메그비는 총 14억 달러(약 1조600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중국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에 기술을 공급합니다. 메그비의 직원 수는 6명에 불과합니다.

반려견의 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돌토돌 알갱이가 이룬 특이한 무늬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문양이 반려동물 경제의 한 획을 그을 줄 누가 알았을까요. 반려견의 몸에 인식칩을 심는 대신 간단하게 비문을 촬영하는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