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법대 출신이" 이낙연 "왜 시험보듯 묻나"..명낙 대충돌
다음달 2일로 예정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경선을 앞두고 24일 오후 부산KBS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TV토론에서 ‘명·낙’이 폭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충돌 수위가 지난 모든 TV토론을 통틀어 가장 격렬했다. 정치권과 법조계를 삼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서다.
토론회 전반부에 부울경 관련 공약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5명의 후보가 대동소이한 지역 공약을 소개하는 등 잔잔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후반부 주도권 토론이 시작하자마자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먼저 주도권을 얻은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함께 문제를 제기해온 박용진 의원에게 질문하며 분위기를 잡았다. 이 전 대표가 ‘검찰총장, 특검, 대법관 이런 분들이 범죄적인 어떤 것을 보호하기 위해 몰리는 게 우리가 꿈꾼 대한민국이냐’고 묻자 박 의원은 “힘 있고 백 있는 사람만 큰소리치고, 부동산으로 불로소득 얻는 것을 없애기 위한 정책적 설계에 다 같이 머리를 모으자”고 답했다.
이어 이 전 대표의 화살은 이 지사를 향했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문제가 우리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에 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되기 위해 진실이 빨리 규명돼야 하고 이 지사도 수사를 자청했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대장동 사건을 간추리면 내가 성남시장 때 민간의 개발이익을 절반이라도 공공에 환수하려 했고, 국민의힘과 투기 세력이 여기에 달려들어서 이익을 본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방이 격화됐다.
▲이 전 대표=“지난 TV토론 때 그 토건 비리가 있었단 것을 지난 9월 17일 KBS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이 지사가 말했는데 수년 동안 그걸 어떻게 모를 수가 있었냐.”
▲이 지사=“공공 개발이 불가능하고 민간 개발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민간 자본으로 공공의 이익을 확보했는데 잘한 것 아니냐.”
▲이 전 대표=“잘했냐 못했냐를 물은 게 아니라 토건 비리가 있단 것을 어떻게 그 이전에 모를 수 있었냐고 묻는 것이다.”
▲이 지사=“최초에 그 땅을 매입했던 토건 세력이 구속되면서 공중분해 된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3개 컨소시엄 중에 이 사람들이 일부 끼어 있었던 거다.”
▲이 전 대표=“그래서 9월 17일에 알았단 말이냐.”
▲이 지사= “KBS 보도를 보고 알았다.”
반대로 주도권을 얻은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에게 “1억원짜리 회사가 500억원을 조달해서 투자해 250억원을 남기면 수익률이 50%인지 아니면 250배인지 답해보라”고 퀴즈를 냈다. 이 전 대표는 “마치 시험 보듯 질문 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지사=“법대 나오신 분이 그 정도는 알 수 있는 것 아니냐. 지난번에 1만1000배라고 주장했지 않냐.”
▲이 전 대표=“민간이 부동산 개발로 과도한 이익을 봐 국민들이 상실감이 크다는 뜻이다.”
이 지사는 화두를 이 전 대표의 대표 공약인 ‘신복지’로 바꿔서 다시 질문 공세를 펼쳤다.
그는 “이 전 대표의 공약을 보면 5세까지는 월 100만원, 18세까지는 월 10만원씩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왜 가난한 사람에게 더 많이 주지 않고 부자한테까지 주냐”고 물었다.
지난달 11일 TV토론 때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비판하면서 “영화 ‘기생충’의 이선균 역과 송강호 역에게 똑같이 월 8만원을 주는 게 정의롭냐 아니면 송강호 역에게 더 주는 게 낫냐”고 물은 것에 대한 반격이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아동수당의 개념을 확대한 것인데 그걸 기본소득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굉장한 개념의 호도”라고 맞받아쳤다.
이 지사는 “이름이 무엇이든 부자는 빼고 가난한 사람을 더 많이 주자는 게 이 전 대표의 신념 아니냐”며 “이 전 대표가 했던 질문을 다시 해본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모든 것을 다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공방이 격해지자 스튜디오에서 이 둘의 사이에 앉아있던 박 의원은 “내가 가운데 꼈는데 지금 아주 싸늘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이낙연 전 대표의 추·낙 대전도 역시 벌어졌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에게 “4·7 재·보궐선거 참패 뒤 초선 5인이 '조국 사태와 추미애-윤석열 갈등 때문에 패배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그 뒤에 이 전 대표가 있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고 물었다. 이 전 대표는 “그런 얘기는 처음 들었다”며 “그분들(초선 5인) 중 다수가 이 지사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 둘은 검찰 개혁을 두고 공방을 주고받다가 문재인 대통령을 거론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이 전 대표가)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개혁의 문 앞에서 법무부장관 해임 건의를 했다.”
▲이 전 대표=(격앙된 목소리로) “그 문제로 대통령이 사과까지 해야 했다. 그 문제는 추 전 장관이 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
추 전 장관이 “이 전 대표가 대장동 사건을 엄청나게 증폭시켜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을 뒤로 퇴장시켰다”고 지적하자 이 전 대표가 “내가 대장동 프로젝트를 설계를 했나, 결재를 했나,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임명을 했냐”고 되묻는 장면도 있었다.
부울경 지역의 대의원·권리당원 경선 투표는 오는 28일부터 닷새간 진행된다. 부울경의 대의원은 1935명, 권리당원은 6만70명으로 전국의 8.61% 비중이다. 결과는 다음 달 2일 공개된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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