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투자사에 400억 물린 투자자는 최태원 회장 여동생

김경미 2021. 9. 2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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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최기원(오른쪽)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SK행복나눔재단]


화천대유에 자금을 댄 킨앤파트너스에 400억원을 빌려준 익명의 개인투자자가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최 이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킨앤파트너스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에 초기 자금 300억원을 지원한 투자자문사다. 재계 관계자는 “최 이사장이 킨앤파트너스에 연 10%의 고정이자를 받기로 하고 400억원을 빌려줬다”며 “하지만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 외에 다른 투자 사업에서 손실을 입는 바람에 최 이사장은 원금과 이자 모두 돌려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3년 설립된 킨앤파트너스는 행복나눔재단 본부장을 지낸 박중수 전 대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017년 말까지 최 이사장과 함께 우란문화재단 공동대표로도 재직했다. 최 이사장은 박 전 대표와의 친분으로 킨앤파트너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화천대유는 2015∼2017년 킨앤파트너스로부터 457억원을 빌려 초기 사업자금으로 사용했다. 킨앤파트너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개인3’이라는 익명의 투자자로부터 400억원을 차입했다.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에 돈을 빌려주고 특정금전신탁을 담보로 받았고, 박 전 대표는 다시 이를 담보로 개인3에게 400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나있다. 감사보고서에 나온 개인3이 바로 최 이사장이다.

천화동인 4호는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친분이 있는 남모 변호사가 이사다. 화천대유와 함께 대장동 개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에 8700만원을 투자해 100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최 이사장은 박 전 대표가 설립한 킨앤파트너스와 금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화천대유에 투자할 목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대한 투자에서는 수익을 거뒀지만, 이와 별개로 벌인 호텔·커피 등의 사업에서는 수십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 연말 기준 누적 손실이 400억원이 넘는다.

한편 킨앤파트너스의 전·현직 임원 5명도 행복나눔재단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최 이사장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재단 출신 퇴직 임원을 킨앤파트너스에 보냈다”며 “퇴직 사우이자 최 이사장 지인들이 킨앤파트너스의 경영 정상화를 돕기 위해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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