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 코로나19 의료진 '번 아웃' 어떻게 해결할까?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9. 24. 17:25 수정 2021. 9. 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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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60% 번 아웃 경험
코로나 종식 어려워.. 의료진 번 아웃 해결을
의료진 번아웃을 해결해야 위드코로나도 가능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의료현장이 한계에 다다랐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월 110시간이 넘는 초과 근무를 해온 인천 부평의 보건소 근무자가 과로사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은 번 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상태는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메르스보다 더하다… 전공의 60% "번 아웃 경험"

번 아웃이란 직업과 관련된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발생할 수 있는 심리적인 증후군을 의미한다. 번 아웃이 발생하면 피로, 두통, 위장 장애, 불면증 등 각종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의사 60%는 이 같은 번 아웃 상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코로나19가 의사의 번 아웃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의사 약 40%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한 번 아웃 증상을 겪고 있다. 특히 전공의는 60% 이상이 번 아웃 증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증급성호흡증후군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발생했을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당시 해당 감염병 대응에 종사하는 의료종사자의 30% 이상이 번 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번 아웃 증상 지표인 MBI(말라크 번아웃 인벤토리)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아줄레이 교수 등이 진행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항목별 평균 MBI는 정서적 소진이 18(10~29), 비인격화 항목 8(4~12), 개인적 성취감 35(29~40)였다. 개인적 성취가 높은 것과 별개로 코로나 대응 인력의 정서적 소진과 비인격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8월 보건의료인력 4만30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는 확인된다. 전체 응답자의 78.7%가 코로나19 이후 자신의 일상생활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심리상태 역시 70.6%가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가 개인으로서의 본인(의 업무)에 미치는 유해영향에 대한 인식도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감염성 질환에 대한 우려’는 90%에 가까운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코로나19 이후 ‘사고성 질환’과 ‘정신 질환’에 대한 우려도 60%가 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의료진 번 아웃 해결 없이 ‘위드코로나’ 불가능

현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위드코로나'를 위해서라도 의료진 번 아웃 해결책을 반드시 내놓아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코로나19 대응 현장에서 활동했던 의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헬스조선을 통해 "의료현장의 번 아웃 장기화는 심각한 상황으로 '위드코로나'를 현실화하려면 의료체계 전환과 함께 의료진 번 아웃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박정훈 연구원도 "감염병 일선 현장에서의 인력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인력부족으로 인한 의료진의 과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은 감염병의 전파기간이 길고 현재진행 중이기 때문에 감염병 대응에 종사하는 의료종사자의 번 아웃 악화에 잠재적으로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현영 의원은 의료전달 체계 개편을 통해 의료진 번 아웃 문제를 해결해야 겨울철 5차 대유행도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하루아침에 의료진 번 아웃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겠지만, 호흡기전담클리닉 활성화, 경증환자의 재택치료 확대, 중환자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운영, 감염병 수가체계 신설 등으로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현장의 효율성을 높여야 일일 확진자 수가 최대 1만명이 나와도 대응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체계 전환에는 최소 1~2개월이 소요될 것이기에 정부는 지금부터 빠르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의료인력 및 병상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재택치료 확대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앞으로 재택치료에 대한 건강보험수가를 신설하고 환자관리 시스템 개선방안도 마련하는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일 제1통제관은 "확진자 중 재택치료를 원하는 경우 해당 지자체로 신청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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