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혁 기자의 '예며들다'] 가리지 속에 감춰진 주님의 알곡을 찾아내야

임보혁 2021. 9. 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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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협력자와 '이슬람 포비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관계자들이 지난 8월 26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입국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배경으로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예장통합 총회 제공


최근 수백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이 자국에서 벌어진 내전과 생명의 위협을 피해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그동안 한국 정부나 기관, 병원에 근무하며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이들과 그의 가족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많은 아이도 함께 입국한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그들의 입국을 환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다만,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 아프가니스탄의 종교적 특성을 들어 일부 경계의 시선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알라 외에는 신이 없다’는 구호를 외치는 이슬람교에 대한 경계심은 기독교 신자들에겐 더욱 커 보입니다. 그동안 ‘알라’ 신에 대한 강한 믿음과 경전 ‘코란’을 엄격히 삶에 적용하며 강한 배타성을 지닌 이슬람 신도들의 모습을 익히 봐 왔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난민 신분으로 입국한 이슬람교도를 무작정 받아들였다가는 이슬람교가 국내에 걷잡을 수 없이 퍼질 것이라는 우려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과연 이슬람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난민을, 이방인을 무작정 배척하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성경을 찾아보니 오히려 하나님은 그들을 긍휼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성경 레위기 19장 33~34절(표준 새번역)은 “외국 사람이 나그네가 되어 너희의 땅에서 너희와 함께 살 때에, 너희는 그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 너희와 함께 사는 그 외국인 나그네를 너희의 본토인처럼 여기고, 그를 너희의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고 말합니다. 굳이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알 만큼 유명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과 통하는 구절입니다.

또 성경 속 알곡과 ‘가라지’(쭉정이) 비유를 통해서도 주님 뜻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자기 뜻을 거역하고, 악한 길로 사람들을 이끄는 가라지와 같은 자들을 즉시 뽑아내고 그들과 구분될 것을 명령하십니다. 하지만 그 가라지를 무작정 다 뽑아내 버리면 전부 해결되는 걸까요. 오히려 주님은 그 뽑아내야 할 수많은 가라지 속에도 알곡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시각에서 보면 난민 중엔 비록 이슬람교도일지라도 하나님의 뜻이 담긴 알곡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성경 속 타락한 세상의 대표적인 예로 소돔과 고모라가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이유는 단순히 동성애 등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문화가 팽배했기 때문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습니다. 오히려 주님은 의인 열 명만 있다면 멸망시키지 아니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주님은 이교도에 대한 배척만을 답으로 삼지 않으셨습니다. 죄인 된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용서해주신 분인 하나님은 긍휼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우리가, 또 예수님의 성품을 따라 살아가기로 약속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그의 긍휼함을 보여야 합니다. 의인 된 우리가 가라지 속에 감춰진 하나님의 알곡들을 찾아내야 합니다.

문득 몇 년 전, 필리핀으로 단기선교를 떠났다가 만난 한 젊은 청년이 생각납니다. 그녀는 이슬람 가정에서 자라 이슬람 교리가 진리인 줄로만 알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예수 복음이 들어갔습니다. 엄한 아버지의 핍박을 피해 가정을 잠시 떠났던 그녀는 신앙으로 재무장하고 다시 아버지의 구원을 위해 가정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신앙 공동체는 그녀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녀의 소식을 그 후로 들을 순 없었지만, 하나님 뜻하신 선하신 싸움을 잘 이겨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그의 진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슬람 교리. 물론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성경 말씀을 지키는 데 강력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말씀이, 진리가 이길 수 없다고 보시나요.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배척해야 할 것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반하는 사상과 문화가 아닐까요.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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