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밝은 버전? '신사와 아가씨' "대리만족하실 것"
[오수미 기자]
▲ 이종원, 이일화, 오현경, 지현우, 이세희, 서우진, 박하나, 강은탁, 윤진이, 안우연 배우가 24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KBS |
40대의 재벌 남자를 사랑하게 된 20대 여성을 그린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25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주말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이야기다.
드라마 제작진은 기획의도를 통해 "사람들은 그럴 거다. '아니 왜? 미친 거 아냐? 어머 말도 안 돼!' 물론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생사 종종 그런 일은 일어난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고 각자의 선택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2021년의 시청자들에게도 이를 설득할 수 있을까.
24일 오후 KBS 2TV 새 주말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지현우, 이세희, 강은탁, 박하나, 안우연, 윤진이, 이종원, 이일화, 오현경, 서우진과 신창석 감독이 참석했다. <신사와 아가씨>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는 40대 대기업 회장과 20대 여성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다.
<신사와 아가씨>에는 자기보다 14살이나 많은 데다 이미 아이가 셋인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러나 주인공 박단단은 누가 뭐래도 세상의 잣대가 아닌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택한 삶을 용기 있게 지켜나갈 예정이라고. 신창석 감독은 "코로나 시대에 너무 우울하지 않나. 재미와 위안을 드리는 게 저희의 지상 목표다. 갈등도 극단적으로 그리지 않고 악인에게도 다 사연이 있다. 착한 구석이 많은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신 감독은 <신사와 아가씨>에 대해 영화 <기생충>의 밝고 유쾌한 드라마 버전이라고 정의했다.
"'꼰대'같은 신사가 있다. 와이프와 사별했고, 아이들은 밤마다 엄마가 그리워서 운다. 이 집에 '흙수저' 아가씨가 가정교사로 들어온다. 아가씨는 집이 쫄딱 망해서 아빠도 운전기사로 (이 집에) 들어오고, 엄마도 몰래 숨어서 산다. 오빠도 신사 집의 여성과 얽힌다. 말하자면 <기생충>의 밝고 유쾌한 버전이다. 물론 그대로 계속 가는 건 아니고 (가족들은) 금방 쫓겨난다.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다. 신분 상승 계단이 사라진 세상에서 '기생충' 가족들이 기생충으로 계속 사는 게 아니라 서민 갑부로 성공하는 스토리도 있다. 대리 만족도 하고 삶을 살아가는 용기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 지현우와 이세희 배우가 24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KBS |
지난 2014년 <트로트의 연인> 이후 7년 만에 KBS로 돌아온 지현우는 감회가 새롭다고 털어놨다. 그는 "KBS 공채 출신이라 매일 출근을 하기도 했었는데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안방극장을 통해 다시 인사드릴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다.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으로 배우로서 여러 가지 면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입주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이영국과 사랑에 빠지는 박단단 역은 신인 배우 이세희가 맡았다. 이세희는 "처음에는 박단단 역할로 오디션을 본 게 아니었다. 단단의 사촌언니 역할이었는데 2차 오디션을 보러 왔더니, 단단이 대본을 주시더라. 그래서 실망했다"고 깜짝 고백을 하기도 했다.
"김사경 작가님과 신창석 감독님은 필승 조합이지 않나. 저는 생 신인인데 저를 쓸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다 보여드리고 가자 싶었다. 오디션 합격 전화를 받고 믿기지 않더라. 너무 놀라서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지금은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임하고 있다."
아직 주연 경험이 없는 이세희를 주말 드라마 주인공으로 발탁한 이유에 대해 신창석 감독은 "사실 (박단단 역에)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다. 그런데 이세희가 연기를 너무 잘했다. 저희도 경험이 많은 사람을 찾아봤었지만, 이세희의 생기발랄함이 역할에 어울렸다. 그래, 신데렐라 한 번 만들어보자 그런 마음으로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지현우 역시 "이세희가 첫 주연이라서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이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저 역시 새로운 연기가 나오더라. 시청자분들이 이 부분을 새롭게 봐주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신사와 아가씨>는 무엇보다 지난 2월 시청률 21.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비밀의 남자>의 신창석 감독과 지난 2019년 시청률 49%로 대박을 터트렸던 <하나뿐인 내편>의 김사경 작가가 손을 맞잡은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신창석 감독은 "작가님과의 호흡은 문제가 있다. 너무 찰떡이라서"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신 감독은 예상 시청률에 대한 질문에 "시청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코로나 시대에 왁자지껄하게 웃음을 선사하고 위안을 드리는 것이다.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셨으면 한다.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가져가셨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