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태권도 챔피언이 되고 싶어요!" 아프간 소녀들의 간절한 소망
아프가니스탄 여성 태권도 선수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지난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보도됐다. 통신은 아프간 서부 헤라트의 한 태권도장을 소개했다. 해당 도장은 12~25세 130여 명의 소녀가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훈련이 허용되지 않아 현재 텅 비어 있다고 했다.
카불 대학의 체육학과 4학년생인 자르군나 누리는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여성은 앞으로 더 나은 곳으로 발전하고 도달할 수 있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며 "우리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세상에 롤 모델이 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하지만 현재 우리는 모두 집에 있어야 하고 날이 갈수록 더 우울해 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누리는 "비록 다른 나라에 가더라도 훈련을 계속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올림픽위원회 회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3월 내전으로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들이 태권도로 꿈과 희망을 키우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기사에서 히잡을 쓰고 하얀 도복을 입은 여성들이 현지인 사범과 몸통지르기와 다리 찢기 등으로 몸을 푸는 모습과 여성들끼리 자유 겨루기를 하며 태권도를 익히는 모습이 실렸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권도는 여성들에게 불안한 사회 속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어 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서 아프간 여성들의 인권은 추락하고 있다. 최근 부임한 바시르 아흐마드 루스탐자이 체육위원장은 탈레반이 약 400개의 스포츠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성들이 그 중 어느 종목에 참여할 수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탈레반 문화위원회의 아마둘라 와시크는 “여성들이 스포츠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아프간 여성 태권도선수들의 꿈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한편 호주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태권도선수 7명이 탈레반 치하의 아프간에서 탈출해 멜버른에 정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0 도쿄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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