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무책임" 비판에도, 머스크 "자율주행 새 버전 출시" 강행

문병주 2021. 9. 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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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주행 시스템이 아닌 고급 운전자 지원 프로그램이다.”
미국 당국의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은 무책임하다"는 거센 비난에도 정작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고급 운전자를 위한 ‘완전자율주행’(FSDㆍFull Self-Driving) 업데이트 버전을 배포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교통국(SFCTA)은 전날 테슬라의 FSD라는 명칭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틸리 창 SFCTA 이사는 “운전자는 FSD 시스템을 작동한 상태에서도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FSD란 명칭은 소비자들에게 (운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혼동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차량국(DMV), 연방거래위원회(FTC),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018년 1월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 차량이 소방차량을 들이받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기만적인 마케팅, 출시 보류해야”


이에 앞서 제니퍼 호멘디 미 연방안전교통위원회(NTSB) 신임 국장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FSD라는 명칭은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무책임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차량 구입 후 제조사가 준비한 사용설명서에 의존하기 보다 마케팅 용어에 관심을 기울인다”며 “테슬라는 이런 문제점이 있음에도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머스크를 향해 “기본적인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캘리포니아주 차량국은 테슬라가 차량을 ‘자율주행’으로 사실상 거짓 광고해 주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테슬라의 기만적 마케팅 관행을 조사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운전자 습관 양호하면 사용 허가"


하지만 머스크는 FSD의 업그레이드 버전 출시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다. FSD 최신 버전은 현재 일부 이용자들에게만 배포됐으며, 24일부터 본격 보급될 예정이다. 다만 접속 대상은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게 테슬라의 방침이다. 기존 테슬라 FSD 이용자들은 최신 업데이트 버전에 접속하려면 ‘베타 요구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테슬라가 업데이트 버전을 신청한 FSD 이용자들의 운전 습관을 분석한 뒤 접속 여부를 허락한다는 설명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운전습관이 양호한 사람들에게만 FSD 최신 버전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트윗. [트위터 캡처]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7일간의 주행 습관이 양호할 경우엔 베타 버전 접속이 허가될 것이다”고 공지했다. 그는 다만 규제 당국의 비판과 여론을 의식한듯 “FSD 베타 시스템은 때때로 너무 좋아 보여서 (운전자가 주위를) 경계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라면서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항상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FSD를 이용하려면 차량 구입 시 1만 달러(약 1200만원)를 더 주고 FSD 기능을 구입하거나 매달 199달러를 내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FSD에는 차선 변경 보조, 정지신호 앞 감속, 자동 좌회전 및 우회전 등 기능이 포함돼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한편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지난 8월부터 2018년 이후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인 ‘오토파일럿’과 관련한 12건의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플로리다주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이 작동 중인 테슬라 차량이 갓길에 정차된 경찰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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