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잡으려면 광산부터"..투자 속도내는 배터리사

조인영 2021. 9. 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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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코발트·리튬, 올해 초부터 상승세 지속..배터리 제조단가↑
LG·삼성·SK 등 광산업체 협력 강화.."정부 나서 자원 외교해야"
제네시스 브랜드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GV60’(지 브이 씩스티)ⓒ현대자동차

전기차 시장이 무섭게 커지면서 배터리용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원가를 최대한 낮춰야 하는 완성차-배터리사들에게 품질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각 기업들은 광산업체와 직접 공급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해결방법을 찾고 있다. 핵심 소재 구매력을 확대해 원가 부담을 낮출 뿐 아니라 해외 의존도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배터리 원료 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최근 코발트는 65.83% 상승한 t당 5만3380달러이며, 니켈은 17.04% 오른 1만9374달러를 기록했다.


망간과 리튬 역시 올해 초와 비교해 10.4%, 229.03% 올랐다. 니켈, 코발트, 망간은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등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로 배터리 원가의 30~45%를 차지한다.


원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배터리 소재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중국 외신 등에 따르면 리튬인산철 양극재 가격은 연초 t당 3만 5000~4만 위안(638만~729만원)에서 현재 6만~6만5000 위안(1094만~1185만원)으로 상승했다.


NCM523(니켈5·코발트2·망간3) 양극재 가격의 경우 연초 t당 11만~13만 위안(2005만~2369만원)에서 현재 18만~20만 위안(3281만~3645만원)으로 올랐다.


전기차 수요가 워낙 폭발적이다 보니 배터리 원료·소재 가격도 치솟고 있는 것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비중을 50%로 늘리겠다고 했고, 유럽 각국도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전기차 전환 의지를 분명히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배터리 수요가 올해 139GWh(기가와트아워)에서 2025년 1111GWh, 2030년엔 3254GWh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2공장ⓒSK이노베이션

이 같은 전기차 육성 정책은 배터리용 소재 가격 인상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가 부담이 커진 완성차업체들은 당분간 이익 감소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료비 상승분만큼 배터리 제조비용에 모두 반영되는 것이 최선이나, 주요 업체들을 중심으로 너도 나도 배터리 가격을 내리겠다고 약속하고 있어, 제품가 인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기차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배터리 가격을 잡아야 하는 만큼 완성차-배터리업체들은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처를 늘려 제조단가를 최대한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다양한 광산업체들과의 협업을 늘리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약 350억원을 들여 니켈, 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중국 '그레이트파워 니켈&코발트' 회사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4.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회사에 대한 지분 인수 및 장기 구매계약을 통해 2023년부터 6년 간 니켈 총 2만t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호주의 배터리 원재료 개발업체인 Australian Mines와 니켈과 코발트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해 2024년 하반기부터 6년간 니켈 7만 1000t과 코발트 7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스위스 글렌코어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코발트 3만t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중국 텐치리튬 자회사인 텐치리튬퀴나나(TLK)로부터 수산화리튬을 5년 6개월간 최대 5만t 공급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도 호주의 니켈, 코발트 제련기업인 QPM를 통해 앞으로 3~5년간 연간 6000t 규모의 니켈을 공급 받을 계획이다.


이 같은 국내 기업들의 자원 확보 전쟁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무섭게 배터리 소재 점유율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해외 의존도를 낮추려면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차세대 배터리 등을 포함한 연구개발·생산 부문은 해외 업체들과 차별화됐지만 원부자재 조달 및 비용 절감은 아직까지도 취약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서 대대적인 자원 확보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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