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창단 첫 100세이브' 김재윤, KS 우승투수 노린다
[양형석 기자]
kt가 한화를 잡고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2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5안타를 때리며 3-1로 승리했다. 9월에 열린 20경기에서 12승3무5패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kt는 이날 LG 트윈스를 7-4로 꺾은 2위 삼성 라이온즈(62승8무48패)와의 승차를 5.5경기로 유지하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67승4무42패).
▲ 23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기록한 kt 위즈의 김재윤이 100세이브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재윤은 3-0으로 앞선 9회초 1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팀 승리를 지켰내며 시즌 28호 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는 kt 구단 최초기록이며 KBO리그 17번째인 대기록이다. 2021.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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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환 선발전환 틈 타 마무리 차지
두산 베어스는 2015년부터 작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2010년대 중·후반 KBO리그 최고의 명문 팀이다. 하지만 그런 두산도 마무리 투수 자리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했던 2015~2016시즌 좌완 이현승이 뒷문을 지켰고 2017년엔 군복무를 마친 이용찬(NC 다이노스)이 마무리를 맡았다. 이용찬이 선발로 변신한 2018년엔 좌완 함덕주(LG 트윈스)가 마무리로 나섰다.
두산은 2019년 함덕주가 시즌 초반 마무리를 맡았다가 시즌 중반부터 양의지의 보상선수 이형범이 뒷문을 지켰고 이형범은 20세이브를 기록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확실한 붙박이 마무리가 없었던 작년에는 이형범과 함덕주, 이영하가 돌아가면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지난 6년 간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성적을 올렸던 두산이 이 정도였으니 다른 팀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2015년 1군 참가 후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던 '제10구단' kt의 경우, 유독 마무리 자리 만큼은 큰 변화 없이 굳건했다. 물론 kt 역시 1군 참가 첫 시즌에는 신생구단 특별지명을 통해 kt 유니폼을 입은 강속구투수 장시환(한화 이글스)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장시환은 2015년 47경기에 등판해 7승5패12세이브 평균자책점3.98을 기록하며 '초보 마무리'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렇게 마무리라는 큰 고민을 더는 듯 했던 kt는 2016시즌 마무리로 활약하던 장시환이 6월부터 선발로 변신했다. 하지만 kt는 이미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프로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15년 44.2이닝 동안 7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던 김재윤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재윤은 마무리 변신 첫 해 8승1패14세이브1홀드4.97을 기록하며 kt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사실 김재윤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특별라운드로 kt에 지명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포지션이 투수가 아닌 포수였다. 포수 시절부터 강한 어깨가 워낙 유명해 투수 전향 후에도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졌지만 아무래도 전문투수 출신들에 비해 구종은 단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재윤은 타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정면승부를 통해 마무리 전향 후 3년 동안 44개의 세이브를 수확했다.
KS 마지막 아웃카운트에 도전하는 kt의 수호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kt의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하던 김재윤은 2019년 5월 어깨 부상으로 두 달 이상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그 사이 '해외파' 이대은이 마무리 자리를 차지했다. 이대은은 2019년 불펜 전향 후 36경기에서 3승17세이브2.62로 선전했고 7월 말에 1군에 복귀한 김재윤은 잔여시즌 동안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1승1패1세이브9홀드1.64로 맹활약, kt의 첫 5할 승률을 이끌었다.
그렇게 kt의 불펜은 2019년을 기점으로 셋업맨에 주권과 김재윤, 마무리에 이대은으로 교통정리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 풀타임 마무리 첫 해를 맡은 이대은이 첫 한 달 동안 3패1세이브10.13으로 무너졌고 이강철 감독은 다시 검증된 마무리 김재윤에게 kt의 뒷문을 맡겼다. 그리고 김재윤은 작년 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세이브를 돌파하면서 kt의 첫 가을야구 진출을 견인했다.
2015년 kt에 입단해 어느덧 프로 7년 차의 베테랑이 된 김재윤은 올 시즌에도 변함 없이 kt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엔 주권과 김민수,박시영,이대은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어 김재윤의 세이브 행진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실제로 김재윤은 22일까지 4승3패27세이브2.84의 성적을 기록하며 오승환(삼성)에 이어 세이브 부문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22일까지 통산 99세이브를 기록하던 김재윤은 23일 한화전에서 3-0으로 앞선 9회에 등판해 1이닝2피안타1실점으로 시즌 28번째, 통산 100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물론 2015년부터 1군에 참가한 kt의 역대 첫 번째 100세이브 기록이기도 하다. 두 번의 세이브왕을 비롯해 마무리 투수로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야생마' 이상훈(98세이브)조차 100세이브를 채우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재윤의 100세이브는 충분히 의미 있는 기록이다.
kt가 3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28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김재윤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커리어 첫 30세이브 고지를 넘길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김재윤의 올 시즌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kt의 가을야구 마지막 경기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kt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것이다. KBO리그의 모든 마무리 투수가 꾸는 꿈이 김재윤에게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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