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치어리더의 역사② 화려함 뒤 그림자.. 처음엔 '열정 페이' 불가피
'직업'으로서 치어리더는 어떤 위치일까. 억대 연봉을 받는 스타도 있지만, '열정 페이'도 감수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구단들은 대개 치어리더를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 이벤트 회사와 계약을 하고, 이벤트 회사에서 치어리더들과 계약한다. 16년 경력의 노숙희 팀장은 1998년 '놀레벤트'와 계약해 농구단 오리온스를 거쳐 2000년에 삼성에서 응원을 시작했다. 은퇴 이후엔 같은 회사에서 치어리더 관리, 행사 진행 등을 맡고 있다.
박기량 롯데 팀장은 "열정이 정말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처우 때문이다. 대부분의 치어리더는 경기당 수당을 받는 형태로 계약한다. 신입들은 경기당 15만원 수준이고, 경력이 늘어도 두 배 수준을 넘지 못한다.
보통은 홈 경기 위주고, 로테이션 형태로 근무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겨울에는 농구장과 배구장에서 '투잡' 또는 '스리잡'을 하는 게 필수적이다. 보통 5~6년차의 연수입이 3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팀장급이 되면 고정 월급을 받거나 인센티브 계약을 하기도 한다.
행사나 이벤트도 수입원이다. 최근엔 대외 활동에 늘어났고, 인기가 많을수록 몸값이 올라간다. '억대 수입'이 가능해진 이유다. 다만 최근엔 코로나19로 행사가 줄어들어 인터넷 방송을 하거나 피팅 모델 등 부업을 병행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치어리더가 되는 방법은 아이돌 그룹과 비슷하다. 대행사에서 오디션을 보거나, 길거리 캐스팅된 사례가 많다. 노숙희 팀장은 "보통 키 170㎝ 정도는 되어야 한다. 당연히 마른 체형을 선호한다. 끼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일종의 '연습생' 기간을 거치는 것도 비슷하다. 다만 한 달에서 3개월 정도로 짧다. 무대 경험을 쌓으면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데뷔'할 수 있다. 이수진 삼성 팀장은 "화려해 보이지만 정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라떼는'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요즘엔 의지가 부족해 금세 그만두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그럼에도 치어리더가 인기있는 건 무대 위에서 느끼는 쾌감 때문이다. 박기량 팀장은 코로나19로 응원이 중단됐다 복귀한 지난해 "너무나 무대가 그리웠다. 몸은 힘들지만 팬들 앞에서 응원을 이끌면 엄청난 에너지가 생긴다"고 했다. 배수현 SSG 팀장은 "팬들이 열광하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이 일을 하길 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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