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北, 대화문 안 닫아..미사일은 저강도 긴장고조"

박세환 2021. 9. 2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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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북한이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은 저강도 긴장 고조일 뿐,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중단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시기상조”라 지적하면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종전선언을 하자는 임기 말 문 대통령의 승부수가 시작부터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 기내에서 가진 동행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에 의해, 미국에 의해 이뤄지는 대화 제의에 북한이 아직 응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아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번에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했지만, 약속했던 핵실험이라든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의 모라토리엄(유예)을 유지하고 있다”며 “말하자면 미국이 대화를 단념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긴장 고조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여전히 북한이 대화의 문을 열어둔 채 여러 고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한 북한의 봉쇄 정책 등이 대화를 굉장히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런 시간만 보낼 수는 없다”며 “결국 대화 공백이 길어지면 여러 가지 위기 상황이 조성되기도 하고, 평화나 안정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빨리, 다시 또 북한과 대화할 때”라며 “미국도 북한에 대한 대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올해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북한이 호응해 유엔총회를 잘 활용하면 남북관계를 개선할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뜻대로 안됐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또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의 종전선언’에 대해 “이미 3자 또는 4자에 의한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 중국의 동의가 있어 왔다”며 “종전선언에 대해 관련국들이 소극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또 종전선언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낸 야당을 향해 “종전 선언에 대해 참 이해가 없구나”라고 작심 비판했다. 2007년 10·4 공동선언에 이미 3자 혹은 4자 종전선언 추진이 명시돼 있고, 결국 미국도 중국도 이 때부터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동의를 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이제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상에 들어가자’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으로, 법적 지위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며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과는 아무 관계 없다”고 강조했다. 종전선언은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발판 역할을 하는 것일 뿐, 실효적인 변화는 동반하지 않는 만큼 정치적 판단에 따라 얼마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북한 핵이 상당히 고도화됐다고 할까, 진전됐기 때문에 평화협상과 별개로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한 평화협상과 비핵화 협상의 ‘투트랙 협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종전선언이 어느 시기에 어떤 정도 효과를 갖고 구사할지에 대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남북관계 진전의 기회가 있다면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책무”라면서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활용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북한은 24일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해 “종전선언이 현시점에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기상조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담화에서 “제반 사실은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며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번 선언한다고 하여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리 부상은 “종전선언이 현시점에서 조선반도 정세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은폐하기 위한 연막으로 잘못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는 조선 반도정세안정과 평화보장에서 최우선적인 순위”라고 지적했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위해 기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지금 언론이나 시민단체, 국제사회에서 이런저런 문제 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충분히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여야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추가 검토를 결정한 이후 내놓은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여야가 숙성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며 “언론의 자유와 피해자 보호가 모두 중요하기에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회적인 소통과 열린 협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한 바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언론중재법은 청와대가 주도해 이뤄지는 입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짜뉴스, 허위보도 등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 개개인이 입는 피해가 컸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당정 간 원론적 합의가 있었고, 그에 따라 당쪽에 의해 입법이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수급과 관련해선 “백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은 이제 걱정할 단계가 지난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사실 올해도 확보 물량은 문제가 없다. 다만 초반에 백신이 들어온 시기가 좀 늦어 초기 진행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쯤 되면 아마 백신 접종률이 세계에서 앞서 나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베트남에의 백신 공여로 알 수 있듯이 이제 우리가 백신 물량에 충분히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 기간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내달 중 베트남에 100만회 분의 코로나 백신을 공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정 백신의 공급 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류별 백신을 충분히 확보한 결과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하면서 “여유 물량을 활용해 다른 나라를 도울 계획이고, 국민 접종에 필요한 물량은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드(With) 코로나’로의 방역체제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대통령의 계획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다음 달 말쯤 접종 완료율 70%를 넘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때 되면 위드 코로나를 검토해야 하는데, 위드 코로나라고 해서 모든 방역을 다 풀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상을 회복하면서도 필요한 최소한의 방역 조치는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다음 달쯤 되면 그런 계획을 가시적으로 국민들께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기내 간담회를 한 것은 2018년 12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뉴질랜드로 이동하면서 간담회를 연 이후 2년 9개월 여만이다.

[문재인 대통령 기내 간담회 일문일답]

- 이번 3박5일 일정 자체의 마무리가 국가 영웅들에 대한 최고 예우 표하는 것으로 끝맺게 됐는데 이런 행사에 역점을 많이 두시는 것 같다. 이에 대한 소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말씀바란다.

“올해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에 북한이 호응해서 유엔총회 계기를 잘 활용한다면 또 남북관계를 개선할 계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졌었는데 그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엔 초청으로 SDG모멘트(SDG Moment) 행사 기회에 저와 BTS(방탄소년단)가 주빈으로 참석해 함께 연설하고 공연하고 한 것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세계적 관심도 확산시키고 세대 간 공감, 이해도 넓히고 이런 부분이 보람있었다.

한국전 참전용사 영웅들 유해봉환은, 사실 그 일 때문에 하와이를 들르게 된 것인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마지막까지 한 분이라도 더 찾아서 한국으로 모셔오고 가족들 품으로 되돌려드리고 하는 것은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하는 책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 들어서 많은 노력을 해왔고 적지 않은 성과도 있었는데 아직도 찾지 못한 한국전 참전 영웅들이 많이 있다. 마지막까지 찾아서 가족께 돌려보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편으로는 오늘 하와이에서 하와이 교포사회 격려와 함께,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독립유공자 훈장추서도 있었다. 우리 한국의 독립에 헌신한 분들, 한 분 한 분 찾아서 비록 해외에 계신 분이라 할지라도 그분들에게 훈장을 드리고 예우를 다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국가가 꼭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두 가지 모두 하와이에서 보람 있는 일정이었다.”

- 이번 순방에서 국내 가장 크게 소개된 게 종전선언 제안이다. 제안으로만 안 그치려면 당사국과 논의 중요할 텐데 당사국 제안한 미국, 중국 또는 북한과 사전교감은 있는지.

“이번 종전선언에 대한 국내 언론에 보도된 반응이라든지 특히 야당의 반응을 보면 ‘종전 선언에 대해 참 이해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전선언은 언론에서 한 번 기억을 되돌려보면 사실은 2007년 10·4공동선언에서 3자 또는 4자에 의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고 이미 합의를 했다. 그때도 3자는 남·북·미였고 4자는 남·북·미·중을 말하는 것이었다. 남북미를 추진하되 중국이 원하면 함께할 수 있다는 그런 뜻이다. 그때부터 이미 3자 또는 4자에 의한 종전선언에 대해서 미국도 중국도 이미 동의가 있어왔던 것이다.

다만 그 이후에 ‘비핵화’라는 상황이 이제는 더해졌기 때문에, 이제는 비핵화의 과정과 관련해서 종전선언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또 어떤 시기에 비핵화의 협상과 어떻게 연결시켜서 할 것인지, 그런 문제만 한미 양국 간 협의해 온 것이고, 이제 다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기 때문에 제안한 것이다. 제가 종전선언을 제안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하나 종전선언의 개념 이해가 없는 것 같은 부분이, (종전선언은) 평화협정하고는 다르다. 한국전쟁은 정전협정으로 머물러있다. 평화협상을 거쳐 협정체결이 되어야 관계가 정상화되는 건데 정전협정으로 끝나고 평화협상을 못 한 채 70년이 흘러간 것이다. 전쟁을 끝내고 북미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은 평화협상을 거쳐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가능한 것이고, 지금으로서는 평화협정도 비핵화에 어느 정도 들어가야 이룰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상에 들어가는 입구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제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상에 들어가자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다. 법적지위는 달라지는 것이 없고 정전협정에 의해 이뤄지는 관계는 그대로 지속되는 것뿐만 아니라,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주한미군 주둔은 양국이 합의해서 하는 것이고 그건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북미수교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도 한미가 필요하면 동맹을 하는 것이고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다.”

-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중을 둔 것이 ‘지구공동체 사회’였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손을 내밀어주길 기대한다고 했는데 유엔제재 해제를 염두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손길을 희망하는 것인지.

“우리 정부 들어서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또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그것이 2017년에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때문에 아주 전쟁의 위기까지 고조가 되었던, 그런 상황을 해소하고 지금까지 평화를 유지해 온 성과가 있었지만, 또 하나 의미를 찾는다면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사회로 나오게 한 게 크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 흐름이 지속되었어야 하는데 하노이 회담 실패로 멈춰버린 것이 매우 아쉽다. 아직도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고 유엔 제재는 이뤄지는 상태라 여러 제한은 있지만, 인도주의적 협력은 거기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국제사회의 일치된 견해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국제사회가 서로 교류할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인도주의 협력은 북한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을 돕는 것이라 국제사회가 더 관심을 가질 필요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든지, 유해발굴 공동사업, 이산가족 상봉 등이 되려면 북한 최고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할 것 같다. 코로나 이후 (북한의) 국경폐쇄 해제 등이 이뤄지면 또 한 번 정상회담이 필요할지. 해법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맞다. 지금 북한의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발전에서 큰 장애가 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화하는 데 있어서 코로나, 북한의 여러 봉쇄 정책이 굉장히 대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런 시간만 보낼 수는 없고, 결국 대화 공백이 길어지면 다시 여러 가지 위기 상황이 조성되기도 하고 평화나 안정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빨리 다시 또 북한하고 대화할 때라고 생각한다.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이제는 과거와 다르게 대화와 외교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와 함께 점진적, 단계적, 실용적 접근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북한이 빨리 대화에 나서야겠다고 지금 촉구를 하는 것이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번에 유엔총회 연설에서 보면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마지막 남북정상회담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베이징 올림픽 때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또 현시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님의 평가를 묻고 싶다.

“제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의 의미는, 우리 정부의 숙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우리 정부는 위기 정부일 수밖에 없다. 임기 마지막이고 대선이 다가오고 이렇다고 해서 좀 더 여유가 생긴다거나 그럴 수 없고, 마지막까지 위기관리에 최선 다 할 수밖에 없는 정부다.

남북 관계도, 3차례 남북, 2차례 북미회담 성과가 있었지만 멈춘 상태이기 때문에 좀 더 진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될 책무라고 여기고 있다. 앞으로 남북회담이 가능할지 그런 부분은 저도 뭐라고 말씀드릴 순 없고, 다만 국제적 계기로는 베이징 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혹시 그런 계기가 남북 간의 관계 개선의 하나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것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김정은 위원장 평가는 제가 다른 자리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오늘 한 번 더 하고 싶지는 않다.”

- 어떤 당사국들이 종전선언에 대해 소극적이고, 아직까지 진행이 안 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임기 마지막까지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는지, 임기 내에 가능할지도 궁금하다.

“종전선언에 대해서 관련국들이 소극적이지 않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다. 과거에는 아까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넘어가기 위한 평화협상 과정이 필요했고 그 과정 중에 종전선언이 있는 것이었다. 문제가 단순했었다.

지금은 북한 핵이 상당히 고도화됐달까, 진전됐기 때문에 이제 평화협상과 별개로 북한 비핵화가 또 이뤄져야 되고, 북한 비핵화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따라 거기 가해져 있는 유엔 안보리 제재가 단계적으로 해제돼 가고,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해주는 투 트랙 협상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종전선언이 어느 시기에, 어떤 정도 효과를 가지고 구사될 필요가 있는 것인지, 그런 점에서 보다 전략적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 북한의 통신선이 복원됐다가 다시 끊긴 상태고,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처해있다. 대화의 장에 나올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했는데, 그동안 친서를 주고받거나 물밑접촉으로 많이 개선됐는데 지금도 그런 신호가 이어지고 있는지.

“지금 남북 간에도 북미 간에도 말하자면 한국에 의해서, 미국에 의해서, 이뤄지는 대화 제기가 있는데 북한이 아직까지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예측할 수 없지만 남한,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아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했지만 그러나 원래 약속했던 핵실험이라든지 ICBM 발사 시험이라든지 모라토리움을 유지하고 있고, 말하자면 미국이 대화를 단념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긴장 고조, 그런 것만 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문은 열어둔 채 여러가지 고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비핵화 협상의 조건으로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철회할 것과 이런저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그런 대화의 조건이 갖춰져야만 대화할 수 있겠다고 하는 것이고, 미국은 그런 대화 조건 조차 대화를 통해 얘기하자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결국은 북한도 대화와 외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북한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그게 우리 정부에서 이뤄질지, 다 못 끝내고 다음 정부로 이어져야 될지는 아직 예단하기가 어렵다.”

- 이번에 뉴욕에 가서 대통령 연설과 BTS도 인상 깊었지만 뉴욕 시민들의 ‘노마스크’ 풍경에 놀랐다. 우리도 1년7개월 익숙해져서 그런지 부럽다기보다 괜찮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백신 목표를 달성했고 위드 코로나나 마스크 벗는 날이 와야 할 텐데, 그 부분에 대한 계획이나 생각이 궁금하다.

“사실 그 부분은 대통령의 계획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전문가들 의견이 중요한 것이다. 아직 백신 접종이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 지금 1차만 전 국민 70%를 넘긴 상태이고 접종완료는 아직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아마 다음 달 말쯤 되면 접종 완료율도 70%를 넘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가 되면 우리도 위드 코로나를 검토를 해야 하는 데, 지금 누구보다 앞서서 말하자면, 접종이 빨리 진행된 그런 나라들의 경우에 방역조치를 완화했다가 다시 확진자가 늘어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을 많이 보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위드 코로나라고 해서 모든 방역을 다 풀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고, 우리가 일상을 회복하면서도 필요한 최소한의 방역 조치는 유지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느 정도 접종됐을 때, 어느 정도 방역을 해서, 어느 정도의 일상을 회복할지를 전문가들이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다. 아마 다음 달쯤 되면 그런 계획을 보다 가시적으로 국민들께 알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백신 외교 성과를 많은 국민들이 봤는데 이번 순방에서도 화이자 회장을 만나서 내년도 백신 얘기를 많이 했다. 공개된 내용만 보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올해 말부터라도 우리 국민들이 백신을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지. 백신에 대한 말씀을 듣고 싶다.

“이번에 백신은 두 가지 방향에서 진전이 있었다. 하나는 백신의 허브화로 인해서 화이자 회장과의 접견뿐 아니라 한미 간에 방역 관련, 백신 관련 업체들 간의 비즈니스 테이블을 통해서 그 부분에서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가능한 방향으로는 영국과 백신 스와프, 베트남 백신 공여 등 국제 협력을 높인다든지, 우리가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후발국들에 대해 백신 접근성을 높이도록 지원하는 그런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 부분은 이제는 걱정할 단계는 다 지난 것 같다. 사실 올해도 확보 물량은 문제없다. 다만 초반에 들어온 시기가 좀 늦어서, 초기 진행이 좀 늦어진 측면이 있는데, 그 부분을 빨리 따라잡아서 다음 달 쯤 되면 아마 백신 접종률이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될 거라 믿고 있다.

베트남 공여로 알 수 있듯이 이제 우리가 충분히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왜 그런 여유가 생겼냐면, 여러 종류의 백신 확보하는데 혹시 한 종류에 차질이 생길지 몰라서 그 경우에 대비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서 아무 문제가 없다면 여유분이 생기게 된다. 그런 물량을 활용해 도울 계획이고, 국민 접종에 필요한 물량은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

-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에서 논의되는 언론중재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해외에서도 우리 정부에 우려된다는 서면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우선은 언론중재법이 청와대가 주도해서 이뤄지는 입법은 아니다. 가짜뉴스나 허위보도로 인한 국가적 피해라든지 개개인이 입는 피해가 컸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당정 간에 원론적 합의가 있었고, 그에 따라 당 쪽의 추진에 의해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언론이나 시민단체나 국제사회에서 이런저런 문제 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충분히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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