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발 리스크 드러낸 헝다 파산위기, 만반의 대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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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리먼 사태’ 우려에 전 세계 시장 요동
미 연준 긴축 맞물려 ‘남의 집 불구경’ 아냐
중국 2위 부동산개발기업인 헝다(恒大)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는 추석 연휴 동안 충격을 살짝 비켜났지만 어제(23일) 장이 열리자마자 코스피는 전 거래일(17일)보다 12.93포인트 내린 3127.58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은 더 출렁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긴축) 기정사실화 소식까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크게 치솟기도 했다.
일각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헝다의 총부채는 3000억 달러(약 355조원)다. 문제는 헝다그룹이 발행한 채권 총액 293억 달러(35조원)의 이자 지급 기일이 속속 돌아오는데 돈줄이 말라 채무 이행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고비를 넘기더라도 연말까지 6억6800만 달러(7909억원)의 이자를 갚아야 하고, 내년에는 채권 원금까지 상환해야 하는 만큼 전망이 밝지 않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설령 파산으로 간다고 해도) 리먼 사태와 달리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테이퍼링과 맞물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과열된 글로벌 자산시장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 역시 상황 점검 회의에서 “(헝다 사태는) 부동산 관련 부채 누증 문제가 현실화한 것인 만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헝다 채권을 보유한 국내 금융회사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두 가지 면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나는 차이나 리스크다.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거래한 규모는 18조원을 넘어선다. 헝다 이전부터 중국 정부는 ‘질서 있는 퇴장’을 내세워 부채가 과도한 기업을 정리하면서 중국 기업의 디폴트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헝다 유동성 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는다고 해도 불투명한 중국 기업 속성상 개인투자자들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른 하나는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이다. 이번 헝다 위기는 부채로 키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불거졌다는 점에서 우리가 남의 집 불구경하듯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헝다는 부동산 광풍을 타고 급성장했으나 중국 정부가 거품을 빼겠다며 대출 규제에 나서자 곧바로 추락했다. 국내 역시 자산 거품 붕괴 경고가 잇따르는 와중에 자칫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돈줄마저 마르면 큰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와 금융시장은 물론 개인투자자 모두 헝다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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