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할인" 이 말에 폰 줬더니..나체사진 복원해 뿌린 대리점
한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이 “신형 스마트폰을 살 때 기존 전화기를 반납하면 요금을 할인해 주겠다”고 한 뒤 사생활이 담긴 사진을 유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20대 여성 A씨는 지난 3월 서울 홍대 근처에 있는 KT 대리점에 방문해 신형 스마트폰을 구매 후 기존에 쓰던 휴대전화를 반납했다. 이 대리점은 KT 대리점 21개를 운영하고 있는 대형 총판 소속이다.
A씨가 이 대리점에 방문한 건 해당 대리점에서 “방문해서 요금 할인 상담을 받으라”는 마케팅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할인 조건이 바로 기존 휴대전화 반납이었다. A씨는 휴대전화 속 민감한 사진들을 직접 삭제한 뒤 대리점에 쓰던 휴대전화를 반납했다. A씨는 “암호 적어주고 가면 초기화를 해 준다고 해서 포스트잇에 적어서 드렸다”고 말했다.
A씨는 이튿날 다시 대리점을 찾았다. “할인조건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A씨는 바로 쓰던 휴대전화를 되찾아 왔는데, 그 사이에 A씨의 사적인 사진이 모두 유출됐다. 대리점 직원이 삭제된 사진을 모두 복원해 동료들과 돌려본 것이다. 이 대리점에서 일했던 전직 관계자는 “창고에 들어가 보니 3~4명 몰려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길래 ‘이게 뭐냐’하고 봤다. 나체 사진 같은 걸 돌려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의 사적인 사진은 대리점 직원 외 제3자에게도 무차별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5월 모르는 남자에게 연락을 받았다. 이 남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알려주면서 사진 9장을 보내왔다. A씨는 “모두 휴대전화 사진첩에 있던 사진들이다. 그중에는 다이어트 전후 비교를 하려고 찍은 나체 사진 같은 것도 있다. 정신적으로 되게 아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KT 앞을 지나갈 때마다 너무 불안하다. ‘저 직원도 봤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커리어 자체에도 위협이 되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까.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본사 측은 “본사가 아니라 위탁 대리점 직원들의 범죄 행위”라는 입장이다. MBC에 따르면 해당 대리점을 운영하는 KT의 위탁 총판업체는 피해자 A씨에게 ‘휴대전화 5년 공짜 사용’이라는 배상 조건을 제시했다가 다음에 보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배상액을 1억 원으로 올렸다. 피해자 A씨는 총판업체의 배상 조건을 모두 거부하고 합의를 하지 않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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