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줘도 "안 맞겠다" 미접종자 577만명, 사전예약률 1.6%

황수연 2021. 9. 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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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오르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접종에 나서지 않는 500만명을 어떻게 줄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3일 현재 미접종자는 577만4449명이다. 지난 18일부터 추가 접종 예약을 한 사람이 1.6%(9만2798명)에 그친다.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1만4854명만 예약했고, 110만5163명이 응하지 않고 있다. 지금 추세로 보면 기한(30일)까지 크게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추석연휴가 끝난 23일 오후 대전 서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을 모니터링하며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미접종자 상당수는 백신 부작용 위험을 이유로 접종을 꺼린다. 김모(35·여)씨는 임신부라 아직 대상자가 아닌데 부모님 접종을 말렸다. 김씨는 “극소수의 일(부작용)이 나에게도 있을 수 있다”며 “백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본다. 좀 더 지켜보자고 말씀드린다”고 말한다. 인터넷 카페에도 이런 고민이 적지 않다. 1차 접종자가 2차 접종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한 네티즌은 “모더나는 2차가 화이자보다 (이상반응이) 세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1차만으로도 70% 이상 예방된다니 그냥 1차로 끝낼까도 싶다”고 적었다.

서울 은평구 A(85)씨는 3월 이후 언제든지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었지만 미루고 있다. 지병 때문에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걱정해서다. A씨는 심장이 좋지 않아 대학병원에 다닌다. 심장병(부정맥)은 백신을 맞지 말아야 할 질병이 아닌데도 백신을 기피한다. 게다가 자녀들이 접종을 극구 말린다. A씨는 코로나19 감염 걱정 때문에 나들이를 거의 하지 않는다.

23일까지 국민의 71.2%가 1차례 접종했고 완료율은 43.2%다.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국민 70%에 대해 2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인데 앞서 고령층 90%, 성인 8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해야 단계적 일상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미접종자 참여를 끌어내는 게 관건이다.

접종 관련 사망자 중 기저질환 환자가 95%에 달한다는 정부 발표도 백신 예약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기저질환자는 우선해서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백신 탓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사망자의 95%가 기저질환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이게 고위험군을 주저하게 만든다.

정부는 백신 거부감은 대체로 부작용에 원인이 있는 만큼 안전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안내와 소통을 통해 희망하는 분들이 접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연휴 이후 예약이 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과장은 "백신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신뢰를 주는 게 원칙적으로 중요하다”며 “접종자 인센티브를 강력하게 적용하는 게 미접종자를 오히려 움츠려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더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허목 부산 남구 보건소장은 “10%가량이 미접종 상태인데, 기저질환자가 많다. 백신 맞고 문제 생겼다 하니 두려워서 못 맞는데 보건소에서 확신을 주고 설득하면 대부분 맞으려 한다. 의외로 방법을 몰라서 예약을 못 한 분들도 꽤 돼서 잔여 백신을 찾아드린다”며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위험군 접종이 완료돼야 하는데 국민이 맞게 기다리지 말고 빈틈을 찾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보건소는 미접종자 명단을 추린 후 일일이 연락을 돌려 접종 참여를 이끌고 있다.

한 시민이 1일 서울 마포구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접종하고 있다. 뉴스1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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