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종전선언 논의 열려 있어..항구적 평화 달성 전념"
미국 정부는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대북 관여를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가운데 당장은 북한과의 대화 성사에 전념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 종전선언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의제였다고 언급했을 뿐 구체적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 질의에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lasting peace)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선언이란 표현은 쓰지 않으면서 종전선언이 추구하는 '항구적 평화'를 언급해 우회적으로 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를 위해 우리는 미국과 동맹, 배치된 군대의 안보를 증진하는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의 일환으로 북한과 관여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좀 더 분명히 종전선언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북한과 관여를 모색하고 있고,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대북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국무부와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커비 대변인은 단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있지만,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외교와 대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목표는 항상 그랬듯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재확인했다.
또 "우리는 이것이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런 종류 대화를 하는 데 있어 우리 외교관의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와 국방부 입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 제안에 원론적으로 공감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여러 시도 가운데 하나로 종전선언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도 읽힌다.
국무부 대변인이 "우리는 북한에 대해 어떠한 적대적인 의도도 없으며,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이 우리 활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이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제안한 데서 보듯 미국은 종전선언 논의를 포함해 북한과 어떤 대화라도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미국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를 수락하고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뉴욕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정의용 장관, 블링컨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만나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1시간여 3자 회담을 한 데 이어 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20분 이상 양자 회담을 했다.
정 장관은 이날 한·미·일, 한·미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한반도 문제와 기후변화, 코로나19 공동 대응 방안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고 전했다. 종전선언과 북한 핵·미사일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다)"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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