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곡 '테이크 온 미'에 가려진 불협화음의 세계

장혜령 2021. 9. 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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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아-하: 테이크 온 미>

[장혜령 기자]

 영화 <아-하: 테이크 온 미> 포스터
ⓒ (주)컨텐츠 썬)
 
전주만 들어도 어깨가 들썩이는 음악 '테이크 온 미'는 노르웨이 3인조 밴드 '아-하'의 메가 히트송이다. 현재는 레트로의 인기에 힘입어 MZ세대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월드 스타다.

영화는 그들의 결성부터 성공, 정체기, 활동 중단 후 재결합까지를 담은 전기 다큐멘터리다. 1980년대를 주름 잡고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된 밴드 '아-하'의 모든 것을 담았다. 본인을 비롯해 매니저, 프로듀서, 아내, 사진작가, 뮤직비디오 감독 등 35여 년을 함께 해온 사람들의 인터뷰와 사진, 공연 및 개인 소장 영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애니메이션 효과를 주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연대기적 구성을 흥미롭게 만드는 데 이용했다.

그들은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전달하길 원했다. 10살 때부터 밴드를 결성했던 '폴(기타)'과 '마그네(키보드)'는 '모튼(보컬)'을 보컬로 영입하고 3인조 신스 팝 밴드 '아-하'를 결성한다. '신스 팝'이란 일렉트로 팝이라고도 불리는 데 신디사이저 팝의 줄임말이다. 신디사이저를 중심으로 한 전자음악의 한 갈래라 할 수 있다.
  
 영화 <아-하: 테이크 온 미> 스틸컷
ⓒ (주)컨텐츠 썬
 
이들은 전쟁의 여파가 남아 있고 크게 특별할 게 없었던 변두리 국가 노르웨이를 알린 가수다. 마그네는 노르웨이에 세계적인 팝스타가 없다는 사실에 힘 입어 성공을 꿈꿨고 이루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데뷔 앨범이 1100만 장 팔리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노르웨이의 최초 그룹으로 우뚝 섰다. 영미권 뮤지션이 꽉 쥐고 있던 대중음악계에 1970년대 등장했던 스웨덴의 아바(ABBA) 이후 북유럽 계열의 밴드로 알려져 있다.

1982년 무작정 영국 런던으로 떠나 2년여의 무명 생활을 겪다가 1983년 워너브라더스와 계약 후 1984년 유럽 첫 앨범 < Hunting High and Low >을 발표한다. 앨범 수록곡인 '테이크 온 미'가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노르웨이의 반응은 좋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음반사에서도 손을 놓으려던 찰나 프로듀서 '앨런 타니'와 뮤직비디오 감독 '스티븐 배런'을 만나 세계 곳곳에 아-하의 이름을 알리게 된다.

1985년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합성해 감각적인 뮤직비디오가 히트를 치며 빌보드 싱글 Hot 100 1위를 차지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무경계성과 실존 인물과 캐릭터의 판타지의 결합은 지금 봐도 낭만적이고 독창적인 스토리로 평가되고 있다. 안 들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어본 사람은 없다는 테이크 온 미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13억 뷰를 돌파하며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살아 있는 전설을 탐구하다
 
 영화 <<아-하: 테이크 온 미>스틸컷
ⓒ (주)컨텐츠 썬
 
이후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슬럼프와 실패를 거듭하다 멤버들 간 불화도 있었다. 1994년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며 1998년까지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재결합과 해체를 반복하다 마지막 투어를 마치고 2015년 재결합했다. 총 6천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와 199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공연에서 2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당시 기네스북에 등재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 활동한 뮤지션 콜드플레이, U2, 위켄드, 오아시스 등이 여전히 롤 모델로 여기는 1순위 뮤지션이다. 수많은 뮤지션이 아-하가 저평가되었다며 존경을 표한 바 있다. 여전히 그들은 살아 있는 전설로 남아 있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전설의 시작을 알 수 있는 영화다. 화려했던 시절만을 담지 않고 세 사람의 어두웠던 시기, 힘들었던 과거를 집중적으로 담았다. 아-하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 모튼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가려졌던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렸던 두 사람의 깊숙한 속내까지 세세하게 다뤄진다. 화가로 활동했던 마그네, 솔로 활동했던 모튼, 다른 밴드를 결성했던 폴, 각자의 길도 되짚어 본다. 따로 또 같이 걸어갔던 예술적 고뇌를 숨김없이 담았다.

스타란 하늘의 별처럼 찬란히 빛나지만 이내 소멸하고 만다. 그 때문에 돌연사나 요절로 젊었을 때 모습 그대로 박제되면 대중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쉰다. 하지만 아-하는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밴드로 기록되어 있다. 날렵했던 턱선은 무뎌지고 주름은 깊게 파였지만 전성기와는 또 다른 스타로 팬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아-하가 60년대 음악에 영향으로 시작한 것처럼 지금도 누군가의 삶의 일부가 되어 꿈으로 자리 잡아 성장하고 있다. 스타가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음을 헌정하고 있다.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받으며 여전히 성장하길 원하는 아-하의 열정과 재능을 탐구할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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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이 기사는 장혜령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와 키노라이츠 매거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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