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구찌·루이비통 줄줄이 참전..中추석 '월병전쟁' 뭐길래
'콧대 높은' 세계적 명품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구찌·버버리 등이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仲秋節)을 겨냥해 '월병 전쟁'에 뛰어들었다.
22일(현지시간) 인민망(人民網·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온라인 매체)은 중추절을 맞아 월병업계는 문화계와 협업을 통해 창조적인 월병을 만드는 '돌풍'이 몰아쳤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선 중추절에 둥근 보름달 모양을 본뜬 월병(月餅·웨빙)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밀가루에 설탕·달걀 등을 반죽해 피를 만들고, 팥이나 말린과일·견과류 등 소를 넣어 둥근 틀에 찍어낸 뒤 화덕에 누워낸 일종의 과자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추절 기간 자신의 SNS에 선물 받은 '명품 월병'을 과시하기에 바쁘다. 이렇다 보니 중국의 월병 시장은 매년 커져 '월병경제'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세계적 명품들도 중국의 월병 시장을 외면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세계적 보석업체 '티파니 앤 코'는 지난 17일 귀환에 성공한 중국 유인 우주선 '선저우12호'에서 착안한 '우주선 월병 세트'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디올·돌체앤가바나 등도 자신들의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월병세트를 내놨다. 대부분 판매용이 아닌 VIP 증정용이다. 네티즌들은 명품 브랜드의 월병 포장에도 주목하며 "월병을 다 먹은 뒤 케이스는 악세서리 보관용으로 쓰겠다" 등의 관심을 표했다.
세계적인 카페 체인 스타벅스와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는 중추절을 겨냥한 월병 마케팅에 몇 년째 집중하고 있다. 하겐다즈는 올해 세계 13명의 예술가와 협력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월병'을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송로버섯, 쇠고기, 유자 등을 넣어 꽃 모양과 인어로고(세이렌) 모양으로 빚은 월병 6종 세트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박물관·병원 등과 협력해 만든 월병도 인기를 끌었다. 상하이정신건강센터(상하이정신병원) 구내식당에서 판매한 월병은 외부 판매를 하지 않았음에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가의 최고 16.5배(1288위안·약 23만5000원)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자학적 마음이 담겼다'고 소개된 이 월병의 맛은 의외로(?) 평범한데, 우유치즈·사과·모카초콜릿 등이 들어있다고 한다.
중국 고궁박물관, 상하이박물관, 청두금사유적박물관 등도 특색을 살려 '왕의 마음' '고궁건축' 시리즈 등을 내놨다.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 IT기업들도 자신들의 월병을 내놨다.
한편 중상산업연구원(中商產業研究院)은 중국의 지난해 월병 시장 규모가 205억 위안(약 3조 747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세에 힘입어 218억 위안(약 3조 985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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