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전선언 현실성 낮으나 대화 불씨 살려야.. 北 달라지길

2021. 9. 23. 04: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종전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에는 일단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꾸준히 설득하고, 미국에는 보다 구체적인 대북 유화책을 제시토록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미국이 진정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바란다면 북한이 대화에 나서도록 보다 현실적인 당근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종전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2018년과 지난해에 이어 같은 제안을 또 한 것이다. 교착된 비핵화 국면을 어떻게든 반전시켜보겠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겠지만 현 외교안보 지형에 비춰보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북한은 미국 보란 듯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했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도 사사건건 부딪치는 미국과 중국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충돌이 더 격해질 조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7개월여 남은 임기 내에 3자 또는 4자가 한자리에 모여 화해 제스처를 취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청와대 스스로도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북·미 사이에서 비핵화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일 테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한다. 다만 목표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북한에는 일단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꾸준히 설득하고, 미국에는 보다 구체적인 대북 유화책을 제시토록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일단 양쪽이 마주앉아야 비핵화에 진전이 이뤄질 계기가 마련되고 그에 따른 대북 제재도 해제될 여지가 있을 것이다. 종전선언은 그 뒤에 논의해도 늦지 않고, 기실 순서가 그렇게 돼야 실질적인 종전선언으로서 의미가 커지고 국내외의 지지도 얻을 수 있다.

비핵화 대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북·미가 전향적인 태도로 나서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외교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할 구체적 진전을 추구한다고도 했다. 구체적 진전이란 대목에 눈길이 가긴 하지만 전반적인 연설 톤은 기존의 미국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들렸다. 미국이 진정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바란다면 북한이 대화에 나서도록 보다 현실적인 당근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북한 또한 달라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행동을 중단하고 보다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유엔 제재 위반 사항인 북한의 미사일 활동을 언급하지 않은 건 대화 모멘텀을 살려보겠다는 의지에서였을 것이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이젠 북한도 미국의 꾸준한 대화 제안에 호응할 때가 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