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스카이워크.. 뭍과 섬 사이 설렘을 잇다

남호철 입력 2021. 9. 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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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바다 위에서 새롭게 즐기는 '항구 도시' 전남 목포
전남 목포시 고하도 '판옥선 전망대'에서 굽어본 해안데크길과 목포대교. 용의 등허리처럼 길게 뻗은 지형을 따라 바다 위를 걷는 나무데크 길이 약 1㎞ 이어진다.


‘항구 도시’ 전남 목포는 다양한 해양관광자원을 품고 있다. 고하도(高下島) 등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병풍처럼 펼쳐진 유달산은 맏형처럼 바다와 섬을 감싸고 있다. 이곳에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와 스카이워크 등이 더해지면서 목포 바다 여행이 더 다채로워졌다.

해상케이블카는 북항~유달산~고하도 구간 하늘을 오간다. 케이블카로 산 넘고 바다 위를 이동하면 목포 풍광이 입체감과 생동감으로 다가온다. 국내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다. 해상 830m, 육상 2410m로 총연장 3230m다. 왕복에 40분이 소요된다.

북항에서 케이블카에 오르면 목포의 상징 유달산의 기암괴석이 수석처럼 발아래 펼쳐진다. 유달산 아래 목포 구도심도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유달산에 내려 15분 거리의 일등바위(228m)를 다녀와도 좋다. 고하도 목포대교 외달도 달리도 압해도 등 다도해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유달산에서 케이블카는 150도 방향을 꺾어 155m 높이의 주탑을 지나 바다로 향한다.

바다를 건너면 ‘유달산(높은 산) 밑에 있는 섬’이란 뜻의 고하도다. 승강장에서 약 1㎞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판옥선 전망대’에 닿는다. 이순신 장군의 판옥선을 층층이 쌓은 독특한 모양새다.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아름다운 다도해 풍광과 목포 전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고하도는 ‘용섬’이다. 용이 날개를 펴고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지형이다. 전망대에서 섬의 끝자락 ‘용오름’까지 용의 등허리를 따라 3.2㎞의 산책로가 있다. 바다로 향하는 나무데크 길을 내려가면 바다 바로 위를 걸을 수 있는 길이 약 1㎞, 폭 1.8m 규모의 해상 보행로가 나온다. 길옆으로 파도에 깎인 바위 절경이 펼쳐진다.

동쪽으로 향하는 해안동굴탐방로는 길이는 768m다. 투명 유리 아래로 출렁이는 바다를 볼 수 있다. 해상데크를 걸으며 마주치는 고하도의 기암괴석은 자연의 신비로움 그 자체다. 길 끝에 일제가 태평양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1940년대 설치한 해안동굴이 나온다. 연합군 함정을 공격하는 어뢰정을 숨기려고 해안 바위에 20여개의 인공 동굴을 파놓았다.

데크 길 중간 4m 높이로 우뚝한 이순신 장군 상.


서쪽 목포대교 방향으로 향하면 넓은 광장에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중간쯤 4m 높이의 이순신 장군이 우뚝하다. 길 끝은 용머리 포토존이다. 4m의 용이 승천할 듯하다. 용머리 위로 2012년 6월 개통돼 고하도와 목포 북항을 연결하는 목포대교가 지나간다. 두 마리의 학이 바다 위를 날아오르는 모습의 주탑과 케이블이 웅장하다. 멀리 바다 건너편 유달산 아래 대반동 스카이워크도 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 12∼15m 높이로 바다를 향해 54m를 쭉 뻗어 나가 있다.

날개를 펴고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용머리.


이곳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이순신 장군은 고하도를 전략지로 삼았다. ‘난중일기’에 “(고하도가) 서북풍을 막아주고 수군의 배를 숨기기에 아주 제격”이라고 적었을 정도였다.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장군은 이곳에서 1597년 10월 29일부터 이듬해 2월 17일까지 주둔하며 배 53척을 건조하고, 수군을 2000명으로 늘리면서 106일간 머물렀다. 전남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된 고하도이충무공유적지에 ‘고하도 이충무공 기념비’가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 아래 홍살문을 지나 모충각(慕忠閣) 삼문으로 들어서면 만난다.

전남도 기념물 제10호인 ‘고하도 이충무공 기념비’.


인근에 조선육지면발상지비(朝鮮陸地綿發祥之碑)가 있다. 1904년 고하도에서 최초로 육지면이 재배됐다고 적혀 있다. 와카마쓰 도사부로 일본 영사가 미국에서 들여와 고하도에서 최초로 시험 재배에 성공했는데 육지면 재배 10주년 때 기념으로 세운 비다.

목화는 7월 중순쯤부터 45일 정도 꽃을 피운 뒤 다래(씨방이 자라 과실로 된 것)가 된다. 3~5조각으로 나뉜 다래는 성숙하면 조각별로 벌어져 건조되면서 10월부터 목화송이를 맺는다. 고하도 목화는 고려 말 중국에서 들여온 아시아면(재래종)과 다른 품종이다. 원산지가 남미로, 따뜻한 곳에서 잘 자란다. 미국면으로도 불린다. 아시아면에 비해 솜털이 종자에서 잘 떨어지며 백색으로 섬유가 길고 잘 꼬여져 방직원료로 좋은 품질을 자랑한다. 당시 고하도에서 생산한 면화는 국내 생산량의 30∼40%를 차지할 만큼 번창했다.

고하도의 육지면 재배 성공은 목포항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반면 면화를 수탈해 가는 대표적 항구로 일본 식민지 침탈의 흔적도 남은 곳이다. 고하도에 목화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여행메모
고속도로·KTX열차 이용해 목포 도착
먹거리 풍부… 삼학도·갓바위 야경 좋아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끝까지 가면 목포에 닿는다. 목포행 KTX열차를 타고 목포역에 내리면 케이블카와 구도심이 가깝다. 해상케이블카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된다.

마지막 승차는 1시간 전이다. 요금은 성인 기준 바닥이 보이는 크리스털 캐빈이 2만7000원, 일반 캐빈이 2만2000원이다. 목포역에서 5분 거리에 근대역사관, 구 일본영사관, 동양척식회사 등이 몰려 있다.

목포는 먹거리가 풍부하다. 세발낙지, 꽃게무침, 홍어삼합, 민어회, 갈치조림, 병어회, 준치무침, 아구찜(탕), 우럭지리가 '목포 9미'다. 스카이워크 진입로 아래 카페가 인기 장소다. 커피 한잔을 놓고 자리에 앉으면 목포 앞바다와 목포대교, 스카이워크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텔은 목포 하당신도시에 여럿 있다.

유달산, 갓바위, 삼학도, 영화 '1987'의 무대인 연희네슈퍼가 있는 서산동마을,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이난영공원, 온금동 다순구미마을 등도 둘러볼 만하다. 삼학도, 갓바위 등은 야경이 아름다워 항구의 낭만과 밤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목포=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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