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여행 '악몽의 3시간'..치매 80대, 풀 잡고 버티고 있었다
고석현 2021. 9. 22. 19:40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과 강원도 속초의 리조트를 찾은 80대 노인이 길을 잃고 헤매다가 가파른 언덕의 풀을 잡고 버틴 끝에 3시간여 만에 가까스로 구조됐다.
22일 속초경찰서에 따르면 추석 연휴 이틀째인 지난 19일 오후 7시 9분쯤 치매 초기인 A씨(86)가 리조트 체크인 과정에서 사라졌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출동한 경찰은 즉시 A씨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조회와 공조를 요청했다. 이어 리조트 주변 폐쇄회로(CC)TV 녹화 화면을 살피는 과정에서 한 노인이 리조트 인근 연못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했다.
수색대는 해당 연못으로 향하는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 수색하다가 노인의 것으로 보이는 중절모와 지팡이를 찾아냈다. 이어 연못 주변에서 언덕의 풀을 간신히 잡고 버티던 A씨를 발견해 구조했다. 리조트 건물에서 300~40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구조 당시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다 발을 헛디뎠으며, 연못에 빠지지 않으려고 풀을 꽉 잡고 있는 상태였다. 악몽의 3시간을 보낸 가족들은 A씨와 재회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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