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출국 없다"는데..불법체류 외국인 42% 백신 안 맞는 이유

하수영 입력 2021. 9. 22. 19:39 수정 2021. 9. 23.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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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부산시 거주 외국인들이 신분 확인을 하고 있다. 부산진구는 7월 이후 외국인 사업장 및 생활시설 등에서 신규 집단 발생 사례가 급증하자 국내 거주 외국인 150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2021.9.14/뉴스1

불법체류 외국인의 42%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백신 접종률 제고를 위해 임시접종센터를 설치하고 출장 접종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22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행정안전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관련 정부 부처가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외국인 근로자 예방접종 실태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러한 내용의 특별관리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은 단속에 따른 신분상 불이익이나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그동안 불법 체류 외국인들이 예방접종을 받아도 출국 조치 등과 같은 불이익이 없는 만큼 적극적으로 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해 왔으나 미등록 외국인이라는 기록이 남는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접종 기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중대본은 전했다. 실제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불법체류 외국인 39만 1012명 가운데 42.2%에 해당하는 16만 4892명이 아직 예방접종 시 필요한 임시관리번호를 받지 않았다.

중대본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특정 백신이 항체 형성률이 낮다는 인식이 퍼진 것과 접종 부작용 사례가 언론 보도를 통해 공유된 것도 접종을 피하는 원인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 방문 시 부담감이 큰 것도 중요한 이유로 지적됐다. 중대본은 “접종 후 부작용으로 병원을 방문했을 때 부담해야 하는 치료비와 신분 노출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맞춤형 접종 대책을 수립해 접종률을 높이기로 했다. 먼저 20인 이상의 외국인이 있는 곳에 임시접종센터를 설치하고, 5인 이상의 외국인을 위한 출장 접종을 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현장 중심의 접종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 미등록 외국인들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접종과 부작용 간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비용을 보상해 주고, 특정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도 확대하기로 했다.

중대본은 “시도별 특별행정기관 간 협의체를 구성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접종 연계의 효과성을 높일 방침”이라며 “지역자치단체와 협의해 건설 현장 등 방역 취약공간에 대한 선제검사 행정명령, 출입 시 확인 의무화 방안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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