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그룹 파산 위기..中 최고 부자 된 '빈농의 아들' 무슨일
중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부동산 재벌기업’ 한순간에 파산 위기에 놓였다.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얘기다. 부동산 열풍에 힘입어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로 성장했지만, 중국 정부가 급등한 집값을 억누르기 위해 발표한 대출 규제로 채권 이자 지급조차 장담하기 힘들 정도로 돈줄이 말라버린 탓이다.
최악의 경우 헝다그룹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오는 23일과 29일 두 차례 예정된 채권이자 지급일이 채무 이행 여부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 열풍으로 ‘급성장’…빈농의 아들에서 중국 최대 부호로
이 같은 전략은 주효했다. 헝다 그룹은 전국 280개가 넘는 도시에서 약 1300개의 개발사업을 하는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만 1100억 달러(약 130조24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22위에 오를 정도로 몸집이 불어났다.
헝다 그룹 고속 성장의 배경엔 자수성가의 표본으로 불리는 창업주 쉬자인(徐家印) 회장이 있다. 그는 1958년 중국 허난(河南)성 저우커우(周口)시 변두리 농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홀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자란 ‘빈농의 아들’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농사일을 하던 중 1977년 중국의 대입 시험의 부활과 함께 우한과학기술대에 입학했다. 졸업 후 광둥(廣東)성의 부동산개발업체에 입사해 경력을 쌓은 뒤 1997년 헝다 그룹을 창업했다. 이후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2017년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부호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포츠·전기차로 문어발 확장…‘공동 부유’ 내건 중국 정부 철퇴
신규 사업으로 진출하면서 자본금의 상당수는 회사채와 은행 대출 등의 부채로 조달했다. 헝다 그룹의 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1조7505억 위안이다. 반면 자기자본은 4110억 위안(약 74조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은 무려 425%에 달한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불어난 부채는 철퇴가 되어 돌아왔다. 중국 당국이 집값 억제를 위해 함께 잘 살자는 의미의 ‘공동부유’를 내세우며 부동산 개발업체의 추가 자금조달을 막는 ‘3대 마지노선’ 방침을 발표하면서다.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 70% 미만 ▶순 부채 비율 100% 미만 ▶단기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 100% 초과를 만족해야 신규 대출이 가능해졌다.
규제가 발표된 후 국유은행이 앞다퉈 부동산 관련 대출을 회수하면서 헝다 그룹의 자금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채무불이행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회사의 가치는 추락했다. 22일 홍콩증시에서 헝다 그룹의 주가는 2.27홍콩달러에 마감했다. 1년 전 고점(20.25홍콩달러)보다 88.8%가 하락했다.
이달 채권이자 지급일이 ‘시험대’…‘부채 리스크’ 시한폭탄
다만 헝다 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선전증시에서 거래되는 2025년 9월 만기 채권의 이자를 오는 23일 시한대로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날 만기가 도래하는 8350만 달러 채권의 이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발표로 국제증시는 ‘헝다 리스크’에서 진정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4.52포인트(0.40%) 오른 3628.49로 거래를 마쳤다.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도 전날보다 122.40포인트(0.51%) 오른 2만4221.54에 마감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0.15%) S&P(-0.081%) 4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나, 나스닥지수(0.22%) 3거래일 만에 소폭 반등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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