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11경기 만에 승리.. 이기제 '명품 왼발' 빛났다

[K리그 1 31R] 수원, 강원에 3-2 승리.. 10경기 무승행진 탈출

[노성빈 기자]

▲ '하나원큐 K리그 1 2021' 31라운드 수원-강원과의 경기에서 맹활약한 이기제. ⓒ 한국프로축구연맹 영상 캡쳐

 
수원 삼성이 2골을 만들어낸 이기제의 '명품 왼발'에 힘입어 강원FC를 물리치고 무승행진 탈출에 성공했다.

수원이 21일 오후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31라운드 강원과의 홈 경기에서 이기제의 맹활약을 앞세워 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수원은 11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고 10승 9무 11패를 기록해 5위로 뛰어오른 반면 강원은 2연패에 빠지며 꼴찌탈출에 실패했다.

수원의 승리로 끝난 두 팀의 난타전

갈 길 바쁜 두 팀이었기에 전반전부터 난타전 양상으로 경기가 치뤄졌다. 수원은 김민우-정상빈-김태환 스리톱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함과 동시에 빠른 역습을 펼치며 강원의 뒷공간을 무너뜨리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를 통해 전반 11분 프리킥 상황을 끊어낸 뒤 맞이한 역습상황에서 김태환이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범수 골키퍼 선방에 막힌 데 이어 1분 뒤 정상빈의 패스를 받은 김태환의 슈팅 역시 이범수 골키퍼에게 막혔다.

결국 선제골은 수원의 몫이었다. 전반 34분 김민우가 신세계의 패스를 가로챈 뒤 전진패스를 찔러주자 정상빈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뒤 이범수 골키퍼까지 제치고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면서 리드를 가져갔다.

강원의 저항도 만만찮었다. 전반 31분 이정협과 황문기를 투입한 뒤 황문기와 조재완의 크로스 공격으로 기회를 잡아간 강원은 전반 45분 고무열이 수원 조성진에게 팔꿈치로 가격을 당하면서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고무열이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 팀의 공방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었다. 수원이 전반종료 직전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이기제가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역전에 성공하자 강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고무열서부터 시작된 역습기회에서 이정협의 패스를 받은 조재완이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동점을 만드는 등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가 계속 이어졌다.
 

▲ '하나원큐 K리그 1 2021' 31라운드 수원-강원과의 경기에서 맹활약한 이기제. ⓒ 한국프로축구연맹 영상 캡쳐

 
이런 막상막하의 승부를 깬 건 이기제의 왼발이었다. 후반 6분 강현묵과 원투패스를 주고받아 측면을 무너뜨린 이기제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한 뒤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을 강원 수비수 츠베다노프가 걷어냈으나 김영빈의 몸을 맞고 그대로 골로 연결되면서 수원이 리드를 가져갔다.

한 골의 리드를 안은 수원은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역습을 펼치는 작전으로 강원을 공략해나갔다. 이 과정에서 정상빈이 부상을 입어 교체아웃되는 악재가 있었으나 조성진의 헤더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데 이어 후반 32분에는 이기제의 크로스를 받은 강현묵의 헤더슛을 강원 이범수 골키퍼가 막어내는 등 오히려 위협적인 역습으로 강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강원은 신창무와 김대원을 교체투입해 기동력을 앞세운 공격축구로 동점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헨리가 대인마크, 제공권 싸움에서의 우위를 통해 기회를 차단시키면서 좀처럼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종료직전 황문기의 크로스를 받은 이정협의 헤더슛이 골대를 빗나가면서 수원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11경기 만의 승리, 그 와중에 빛난 이기제의 '왼발'
 

▲ '하나원큐 K리그 1 2021' 31라운드 수원-강원과의 경기에서 맹활약한 이기제. ⓒ 한국프로축구연맹 영상 캡쳐

 
하반기 들어 수원의 페이스는 급격히 떨어져있었다. 심판판정의 불운, 주축선수들의 폼 저하 등이 한번에 결합된 수원은 7월 20일 수원FC전 1-2 패배를 시작으로 지난 18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까지 10경기에서 3무 7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러면서 시즌초 선두경쟁을 펼치던 수원은 7위까지 떨어져 파이널A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큰 문제를 야기시켰다. 지난 10경기에서 수원이 리드를 잡은 경기가 4차례였는데 이 경기에서 1무 3패를 거두는 등 후반전 들어 체력저하 속에 수비집중력이 발목을 잡으면서 승점을 잃는 것이 큰 타격을 가져다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강원전 승리는 의미가 있었다. 리드를 지키지 못함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던 수원은 3-2의 리드를 안은 후반 중반 이후 강원의 공세속에서도 수비대형이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후반 14분 황문기의 중거리 슈팅, 종료직전 이정협의 헤더슛 외엔 이렇다할 위기를 내주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

수원의 승리에는 이기제의 활약이 컸다. 1-1로 맞선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이기제는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찬 슈팅을 통해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이 득점은 자칫 동점으로 끝날 수 있었던 전반전을 수원이 리드를 안은 채 끝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수 있었다.

이기제의 왼발은 위기에서 다시 한번 빛났다. 후반시작과 함께 조재완에게 실점을 허용해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후반 6분 왼쪽 측면에서 강현묵과 원투패스로 강원의 왼쪽 측면을 허문 이기제는 왼발로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이 김영빈의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결승골이 됐다. 이후 후반 32분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통해 강현묵의 헤더슛을 이끌어내는 등 이기제의 물오른 킥 감각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기제의 활약은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1골과 자책골을 유도해 2골에 관여한 것을 비롯해 5번의 크로스 성공으로 양팀 통틀어 최다 성공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팀내 최다인 24차례의 전진패스 성공을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 그의 물오른 킥 감각과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비에서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2차례의 클리어링을 비롯해 3차례의 볼 차단과 9번의 볼 획득을 기록한 그는 적극적인 수비 기여를 통해 강원의 측면공격을 막아냈다. 이기제의 이런 활약으로 인해 강원 오른쪽 윙백 임창우는 공격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올시즌 초반 이기제는 날카로운 왼발 능력을 앞세워 4골 3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수원의 선두권 경쟁을 이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되기도 하는 등 상승세를 탔으나 하반기들어 팀의 부진속에 자신의 경기력마저 떨어지며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광주FC와의 경기에서 1어시스트를 기록해 후반기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8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도 날카로운 킥 감각을 과시하는 등 서서히 폼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이기제는 강원과의 경기에서 2골을 만들어내는 맹활약으로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이렇듯 수원은 이기제의 활약속에 10경기 무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으며 지난 5월 29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 3-0 승리이후 4개월 만에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이 승리는 앞으로 FC서울-인천 유나이티드-대구FC 등 껄끄러운 팀들을 상대해야하는 수원에게 터닝포인트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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