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노리는 TV③] 배우자·부모에서 벗어난 새로운 '중년들'
자녀 고민, 남편 험담이 없어도 흥미롭다. 일에 대한 고민, 남은 인생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또 위로가 된다.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 중인 혼자 사는 중년 여성들의 동거 생활을 담은 KBS2 예능프로그램 ‘같이 삽시다3’가 현재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나 혼자 사는’ 모습을 공개하는 것은 미혼의 젊은 스타들에게만 한정이 됐었지만, ‘같이 삽시다’ 시리즈가 그 인식을 뒤집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 중이다. 가족 이야기가 아닌, 중년들의 새로운 고민을 담은 프로그램도 중, 장년층과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같이 삽시다3’를 연출하는 고찬수 PD는 “시즌1은 지난 2017년 방송됐었다. 그보다 시즌3가 사실은 광고도 굉장히 잘 붙고 있고, 반응도 전 시즌보다 좋은 편”이라며 “인식의 변화가 생겨서인 것 같다. 실제로 파워풀한 소비자층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형식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여러 중, 장년층 겨냥 프로그램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지금의 ‘같이 삽시다3’도 그 흐름에서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이 삽시다’ 시리즈처럼, 중, 장년층이 ‘진짜’ 원하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는 그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 PD는 “40대 이상의 시청자들에게는 그들이 공감을 할 만한 내용, 또 평소 고민하고 있는 것들과 관련이 있는 게 통하는 것 같다. ‘같이 삽시다’도 ‘내가 나이가 들었을 때, 내 주변 편하고 좋은 사람들과 같이 살아보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시작을 한 것”이라며 “그분들이 관심 있을 만한 소재들도 무궁무진하게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잘 발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월 CJ ENM이 론칭한 신중년을 위한 채널 tvN STORY에서도 건강이나 가족, 역사 이야기가 아닌 새로운 주제들로 유의미한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중년들의 자기 개발을 돕는 독서 프로그램, 그동안 해보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에 도전하는 중년 이야기로 공감과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던 ‘불꽃미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00세 시대의 중년들은 이전의 중년과는 다르다는 특성을 파고들며,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 중인 것이다.
채널 관계자는 “신중년들은 건강, 경제, 여가, 외모, 인문학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 경제는 자산을 불리거나 지키는 것 모두 관심이 있었고, 인문학 또한 다양한 지식을 알고 싶어 하는 니즈를 보였다”며 “여가 경우엔 가족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오케스트라, 바이크,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 등 자신을 위한 즐거움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외모 또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성 식품, 화장품, 패션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런 관심사들을 바탕으로 이들의 추억,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공감과 웃음으로 함께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직 시청률이나 인지도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그들의 관심사를 다양하게 포괄하면서 유의미한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관계자는 “‘나를 위한 채널이 생겼다’, ‘내가 궁금하고 보고 싶은 친구 같은 채널’, ‘너무 젊지도, 너무 올드하지도 않은 딱 나에게 맞는 채널이다’라는 반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신중년 세대는 시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가족이 아닌 ‘나’를 중시하는 가치 소비에 관심이 많다. TV뿐만 아니라 유튜브, SNS 등 미디어에도 친화적이고, 젊은 시절부터 문화적 소양이 크다는 점에서 과거에는 없었던 중요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라며 “2049세대를 사로잡은 tvN의 타깃을 확장해 신중년을 겨냥한 채널이 탄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었다”고 중, 장년 시청자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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