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찌그러진 달항아리 매력" 김정숙 여사 "조예가 깊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BTS)와 함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실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미술관의 한국실에서 한국에서 온 다양한 문화유산과 현대의 작품들이 문화외교사절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실이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약동하는 오늘의 한류를 세계인에게 전하는 뜻깊은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특히 문 대통령의 '미래문화특사' 자격으로 이번 유엔 총회 순방에 동행한 BTS와 행사 내내 환담을 나누며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날 로비에서 BTS를 만나자 “오전에 있었던 SDG 모멘트 연설과 공연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인사했다. 맥스 홀라인 미술관 관장 역시 “BTS의 SDG 모멘트 연설과 퍼포먼스로 지속가능한 미래에 관심을 갖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김 여사는 전시된 금동반가사유상, 달항아리, 상감청자 등에 대한 미술관 측의 설명을 듣고서는 BTS에게 소감을 묻기도 했다.
이에 BTS의 리더인 RM은 달항아리 앞에서 “달항아리의 찌그러진 형태에서 매력을 느낀다”고 말하자, 김 여사는 “두 개의 반구를 합쳐서 하나가 되는 것이 달항아리”라고 설명하며 “방탄소년단이 다양한 예술에 조예가 깊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분청사기의 전통 묘사 기법을 사용하면서 추상적인 형태와 문양을 올린 윤광조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는 “한국의 전통 문화예술과 현대의 작품이 공존하는 한국실에서 한국문화의 자존심을 갖게 된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BTS 멤버들은 삼국시대의 신라 금동반가사유상을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포즈와 미소를 따라하기도 했다. 또 고려시대의 청자피리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 여사는 미술관 측에 삼베를 천연 옻칠로 겹겹이 이어붙여 만든 정해조 작가의 공예 작품 ‘오색광율’(五色光律)도 BTS와 함께 전달했다. 이 작품은 영국 대영박물관,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영국 V&A 박물관 등에서도 전시된 바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는 오는 12월부터 내년 7월까지 진행되는 ‘한국 나전칠기 특별전’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행사를 마친 뒤 RM은 “전세계인이 오고 싶어하는 도시이자 미술의 메카인 뉴욕에 한국실을 관람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한국 미술가의 작품을 박물관에 드릴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RM은 이어 “저는 미술 애호가여서 더 기쁘다. K컬쳐 중 K팝, K드라마, K무비 등은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 해외에 알려지지 않은 멋진 예술가들도 많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미래문화특사로 한국문화의 위대함과 K컬쳐를 더 확산하도록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작품들이 메트로폴리탄에 많다. 개인인 인간 김남준(RM의 본명)으로서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1870년 설립된 미국 최대 규모의 미술관이자,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미술관 내 한국실은 1998년 개관했으며, 다양한 특별전시를 통해 한국 문화ㆍ예술을 알리는 한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부는 미술관 측과 협약을 맺고 특별전 개최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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