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존슨 英총리에 '경항모' 언급.."기술 협력 확대 희망"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경항공모함 건조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경항모 사업과 관련 “퀸 엘리자베스 항모단 방한이 양국 간 국방 교류ㆍ협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평가한다”며 “코로나 상황으로 제한적으로 진행됐으나 유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경함모 언급은 존슨 총리의 경함모 사업 관련 발언에 대한 답변 차원으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방한한 영국 항모단에 대해 언급한 뒤 “현재 진행 중인 양국 해군 간 기술 협력이 보다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함모 도입은 문 대통령의 공약 사안으로, 정부는 지난해 올해 예산에 101억원의 연구ㆍ개발비용을 요청했으나, 야당의 반대 등으로 1억원을 제외한 100억원이 삭감됐다. 군당국은 내년도 예산안에 재차 경함모 관련 비용 72억원을 요청한 상태다.
군당국은 2030년대 초반까지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운용할 수 있는 경항모의 실전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지난달 31일 방한한 퀸 엘리자베스호(6만5000톤급)에서 F-35B의 수직이착륙 등 시험비행 상황을 한국 언론에 공개한 하면서 영국이 한국 정부와 구상하고 있는 경항모 도입 계획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은 대형 핵추진 항공모함을 주로 운용하는 미국과 달리, 중형급(4만~7만톤급) 이하 디젤 기반의 항모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까지 핵추진 기반의 함정 제작이 불가능해 영국의 항모는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혀왔다.
존슨 총리는 이밖에 최근 미국ㆍ영국ㆍ호주가 참여해 중국을 봉쇄하는 개념의 외교안보 3자 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킨 것과 관련 “오커스는 역내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미ㆍ영ㆍ호)3자 파트너십인 오커스가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은 최근 오커스 출범과 함께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개발과 보유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이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은 1958년 영국 이후 63년만의 처음이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또다른 동맹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존슨 총리는 한편 이날 회담에서 지난달 6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때 제안했던 양국간 협력 강화를 위한 ‘한ㆍ영 양자 프레임워크’에 대해 재차 언급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 아세안을 포함하는 지역협력 강화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영국과)계속 조율해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영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협조에 사의를 표했고, 존슨 총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한국의 입장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양 정상은 직접 접종받은 코로나 백신을 가지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존슨 총리가 먼저 “한국과 영국 간 백신 교환을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에게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를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라고 답하자 존슨 총리가 “같은 백신을 맞았다”고 답하며 동질감을 확인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백신과 관련해 한ㆍ영간 백신 교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영국의 ‘위드 코로나’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백신 접종의 선배 국가로 조언을 구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위드 코로나’는 일상을 상당 부분 회복한 가운데 치명률을 관리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문 대통령은 10월말 무렵을 방역원칙 전환의 시점이 될 것이라고 시사해왔다.
청와대는 이날 회담은 영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난 6월 G7에서 만난지 100일만에 개최된 대면 정상회담이다. 이날 존슨 총리가 11월 영국에서 개최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에 문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하면서 양 정상은 오는 11월 재차 대면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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