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유엔 사무총장 만나 "한반도 평화 협조해달라"

박세환 2021. 9. 2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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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오후 유엔사무국에서 안토니우 구테후스 유엔 사무총장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76차 유엔총회에 참석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유엔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면담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해 온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남북이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맞은 올해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유엔은 향후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오는 12월 유엔 평화유지장관회의를 개최해 평화유지활동(PKO) 강화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의 코로나19 회복,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한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이날 오전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에 방탄소년단(BTS)이 함께할 수 있도록 지원해 미래세대와 소통하는 노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뉴욕 주유엔대표부 양자회담장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영국의 지속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주유엔대표부 양자회담장에서 존슨 총리를 만나 한반도 정세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설명하며 이같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존슨 총리의 회담은 지난 6월 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열린 정상회담에 이어 100일 만으로, 영국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에게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점에 이뤄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상황의 안정적 관리 및 대화의 조기 재개를 위해 관련국들이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11일과 12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15일 탄도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이에 존슨 총리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가능한 대북 관여를 모색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과 존슨 총리는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영국은 11월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를 개최하며, 한국은 2023년 COP28 개최를 추진 중이다. 존슨 총리는 COP26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한국 측의 적극적인 기여를 당부하고, 11월 1∼2일 열리는 COP26 정상 세션에 문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다.

두 정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다소 위축된 양국 간 교역·투자가 올해 들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지난 1월 발효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어 양국 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각) 뉴욕 주유엔대표부에서 훈장 수여식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파호르 대통령의 방한 때 개최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회담은 내년 한·슬로베니아 수교 30년을 앞두고 슬로베니아 측이 요청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슬로베니아가 올해 중 주한 대사관 개설을 추진 중인 점을 환영하며 이를 계기로 양국 간 이해 증진 및 교역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슬로베니아는 주한 대사관 개설을 위해 지난 8월 4일 임시 대사관을 개설한 상태다.

파호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기대에 호응하면서 아드리아해 지역 최대 항구이자 중동부 유럽의 해상 관문인 슬로베니아의 코페르 항을 중심으로 양국 간 해운·물류 협력의 확대를 제안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파호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이후 파호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유지에 기여한 점을 평가하며 문 대통령에게 특별공로훈장을,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파호르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각각 수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 참석하며 그룹 BTS(방탄소년단)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과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이날 미래세대를 주제로 유엔 측과 인터뷰를 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개회식 직후 유엔본부 대표단 라운지에서 이뤄졌다. 유엔 글로벌 소통국 멜리사 플레밍 사무차장이 질문하고 문 대통령과 BTS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우선 BTS를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한 배경에 대해 “미래는 미래세대의 것”이라며 “지속가능발전목표는 미래세대에 매우 중요하며,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미래세대가 전적으로 고통을 짊어져야 한다. 미래세대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BTS는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젊은 세대들에게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미래세대의 더 활발한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은 반세기 만에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 발전했으나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았다”며 노인빈곤율 완화, 여성의 사회활동 제약 해소, 코로나로 인한 불평등 극복 등을 위해 지속가능발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BTS에게도 ‘지속가능발전목표가 BTS와 세계에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리더 RM은 “지속가능발전목표는 현재세대와 미래세대 간의 균형을 맞추고 모두가 공평한 혜택을 누리기 위한 공동의 목표”라며 “저희는 미래세대와 현세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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