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밥상 밥심 낸다..'1% 내외' 반전 노리는 박용진·김두관

김준영 2021. 9.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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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3부 능선을 넘은 현재, 박용진ㆍ김두관 의원은 기대했던 득표율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 12일까지 총 네 차례 지역 경선과 1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 합산 결과 박 의원은 1.31%(4위), 김 의원은 0.66%(5위)였다. 양강인 이재명 경기지사(53.71%), 이낙연 전 대표(32.46%)는 물론, 3위 추미애 전 법무장관(11.86%)과의 격차도 컸다.

하지만 두 의원 캠프는 모두 “반등의 기회는 언제든 있다”는 입장이다. 추석 밥상 민심과 곧바로 있을 호남 경선(25ㆍ26일) 당심을 다잡기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박용진 “호남 바람, 수도권 돌풍으로 역전 가능”


박용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올 추석에 고향 호남에 전력투구해서 바람을 일으키고, 지역구(서울 강북을)인 수도권 표로 돌풍을 일으키면 대역전극이 불가능하지 않다. 본선에서 승리할 후보는 결국 박용진이란 걸 다들 알아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도 “1차 슈퍼 위크 결과는 솔직히 충격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비전을 보여주자는 의지는 하나도 꺾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반전을 머릿속에 그리는 걸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밤 서울시 마포구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회에 참석해 리허설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캠프 내부적으로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중도하차한 게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전북은 정세균(진안 태생)’이란 인식에 가려졌지만, 박 의원의 고향 역시 전북 장수다. 박 의원은 정 전 총리 하차 당일 “정 후보님과 저는 고향도 같다. 정 후보의 길을 저 박용진이 계속 이어가겠다”고 썼다.

캠프 관계자는 “정 전 총리 사퇴 후 전북 표가 일부 올 것으로 예상한다. 호남에서 깜짝 성적표를 기록한다면, 반등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 의원의 추석 일정은 ‘호남 챙기기’로 꽉 차 있다. 20일 군산ㆍ전주, 21일 장수ㆍ고창, 22일 광주ㆍ목포ㆍ보성, 23일 나주 등에서 간담회와 공약 발표 등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이른바 ‘명낙 대전’ 재점화가 다른 후보자들에게 새로운 변수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양 측 모두 “네거티브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했지만, 최근 서로를 향해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감옥에 있다”(15일, 이낙연 측), “경선 불복으로 당을 분열케 하려는 것이냐”(16일, 이재명 측)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을 두고 벌이는 이전투구식 설전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양강의 네거티브전이 거세지면, 상대적으로 정책 지향적으로 보이는 박 의원의 지지율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선 후보 간 끝장 공방이 당원들의 피로도를 높여, ‘정치 교체’를 기치로 내건 박 의원에게 일부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두관 캠프 “호남ㆍ부울경서 지자체장…완주 의지 더 커졌다”


1차 슈퍼 위크에서 0%대 지지율을 기록한 김두관 의원의 캠프 관계자도 “완주 의지는 오히려 더 커졌다”라고 말했다. “솔직히 중도하차 얘기가 오가지 않은 건 아니지만, 김 의원이 완주 의지를 강조했고, 캠프 내부에서도 조직 정비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밤 서울시 마포구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회에 참석해 리허설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의원 측은 “호남과 부울경(부산ㆍ울산ㆍ경남) 경선이 아직 남아 있다. 모두 김 의원이 선출직 공무원을 했던 곳”이라며 “남은 일정에서 최선을 다하면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17일 부산, 18일 전남, 명절 연휴엔 수도권 등에서의 일정이 짜여있다. 김 의원은 1995년~2002년 전남 해남 군수(재선)를 했고, 2010년~2012년엔 경남지사를 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고향(양산) 부울경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두관 캠프 총괄본부장인 신정훈 의원은 지난 17일 한 라디오에서 “김 의원은 (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영남권에서 지금까지 선거를 여러 차례 치러왔기 때문에 부울경의 기반을 이용해서 반전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말도 내부에서 나온다. 캠프 관계자는 “1차 슈퍼 위크 결과가 나온 이상, ‘2002년 노무현 역전 드라마’를 재현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건 안다"며 "하지만 대선 주자로서 다른 후보자들과 차별화되는 어젠다를 제시하는 것도 경선의 의미”라고 했다.

김 의원은 남은 일정에서도 지역균형발전을 계속 강조할 예정이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일관된 어젠다를 끝까지 가져가는 것도 정치적으로 자산이 될 수 있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당선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치적 상징성을 획득하는 것도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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