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에 문 흠집낸 노인 "장애아들 부양".. 法, '장발장법' 적용 선처

김대현 2021. 9. 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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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갈등에 윗집 현관문을 빗자루로 두드려 흠집을 냈다가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80대 노인을 법원이 선처했다.

현행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에 대해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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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층간소음 갈등에 윗집 현관문을 빗자루로 두드려 흠집을 냈다가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80대 노인을 법원이 선처했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아들을 수십년간 홀로 부양해 온 점 등이 참작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고소영 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80·여)에게 최근 벌금 5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3월5일 오후 10시쯤 서울 중구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위층 주민이 계속 층간소음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재질인 빗자루 손잡이로 윗집 철재 현관문을 수회 두들겨 찌그러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에 대해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은 "(층간소음에 화가 나) 현관문에 흠집을 낸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현관문의 효용을 해치는 정도가 아니어서 손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집 밖에 한발도 나가지 못한 채 30년간 보호 중이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현관문에 생긴 여러개의 흠집은 일상적인 이용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경미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이 현관문을 물리적으로 훼손했다는 게 넉넉히 인정되고, 피해자가 이후 현관문을 교체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론 손괴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 손괴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고,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부양하고 있다"며 "생계급여 수급자로서 생계가 매우 어려운 점 등 모든 양형요소를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국회에선 벌금형에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도록 한 형법 개정안, 이른바 '장발장법'이 통과됐다. 현행 형법 제62조 1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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