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정신 상담 시작한 아이돌 오디션..변화 물꼬 틀까

장수정 2021. 9. 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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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 '방과후 설렘' 프리퀄 '등교전 망설임' 출연
'걸스플래닛999' 정신상담 프로그램 운영

치열한 경쟁과 날카로운 평가에 지친 예비 아이돌들을 위한 배려가 시작됐다. 정신상담 프로그램부터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전문적인 조언까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네이버 NOW.(나우) 캡처

14일 오후 7시 네이버 NOW.(나우)를 통해 공개된 MBC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후 설렘’ 프리퀄 ‘등교전 망설임’에서는 3학년 연습생들이 파트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연습생들이 준비한 노래와 춤을 선보이고, 이들을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은 이들이 해당 파트를 차지하는 과정은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그림이 포착됐다. 이들이 평가받는 과정을 오 박사가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참가자들의 표정을 유심히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표하는가 하면, 직접 그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주변 연습생들보다 나이가 많아 고민인 윤서에게는 “절실한 마음을 갖는 건 좋지만, 한편으로는 절실하다 못해 비장해지면 긴장이 된다. 마음에 부담이 심하고. 열심히 하되, 너무 비장하지 않게 하자”라는 조언을 건네는 등 평가 이후 긴장감에 휩싸였을 어린 참가자들에게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위로를 전했다.


프리퀄 방송으로 아이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방과후 설렘’ 외에, 현재 방송 중인 Mnet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999: 소녀대전’(이하 ‘걸스플래닛999’)에서는 참가자들을 위한 정신상담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제작진들은 참가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문제에 가장 신경 썼다며 쾌적한 생활환경 제공은 물론, 보안 요원과 통역사를 숙소에 상주시켜 참가자 신변을 보호하고 있으며, 참가자들이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와 주기적으로 상담하는 프로그램도 신설했다고 말했었다.


“기획사에서는 17살이나 18살을 찾는데 그 나이에서 벗어나면 아이돌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다”는 윤서의 말처럼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10대들이 다수 등장한다. 아이돌 오디션은 물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10살 미만의 어린 참가자들이 참가하는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장을 내미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치열한 경쟁에서 배려를 받지는 못했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공정하게 날카로웠고, 때로는 극적인 전개를 위한 ‘악마의 편집’ 희생양이 되기도 했었다. 지난해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2’에서는 어린 참가자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등장하면서 성적 대상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최근 트와이스 정연이 심리적인 불안 증상을 겪으며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오마이걸 지호와 가수 현아, 강다니엘, 에이티즈 민기 등 다수의 아이돌들이 심리적인 문제를 호소했었고, 연예인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반가운 변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엠넷 관계자는 ‘걸스플래닛999’의 시도에 대해 “(‘걸스플래닛999’) 제작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연예인들, 특히 어린 아이돌들이 정신적인 문제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한다”며 “오디션도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오디션 특성상 참가자들이 피로감이나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덜 수 있도록 선제적 차원에서 도입을 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마음연구소 김소울 대표는 “최근 10년 사이 일상과 무대에서의 괴리감, 타인의 시선과 부담감 등이 만연한 환경 속에서 우울이나 불안, 공황장애 등으로 힘들어하는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했다”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정신상담 프로그램은 이렇듯 질병으로 발현되기 이전에 스스로 취약한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더 건강하게 관리해야 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미리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게 된다”고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린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심리 정서적으로는 자기인식과 자기표현 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중요한 시기다. 아이돌이라는 꿈을 위한 목표는 뚜렷하지만, 그 이외에 자신만의 정체성이나 존재가치에 대한 방향성 없이 열심만을 추구하다가 번아웃이 오거나 잘못된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되는 경우를 예방해 주고 방향성을 맞춰 주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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