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임금' 마이너리그 선수들 "생계도 못 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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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하부 리그인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생계를 꾸리기조차 힘든 저임금에 항의하고 나섰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미국 전역의 마이너리그 구단을 160개에서 120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선수들의 임금을 인상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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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기자]
▲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최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손목밴드 |
ⓒ 마이너리그 트위터 계정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하부 리그인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생계를 꾸리기조차 힘든 저임금에 항의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19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마이모니데스 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의 맞대결에서 양 팀 선수들은 '#FairBall(공정한 볼)'이라고 적힌 손목밴드를 차고 경기에 나섰다.
오랫동안 저임금에 시달려온 마이너리그 선수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달라며 단체로 목소리를 내고 나선 것이다.
"심각한 저임금 받으며 침묵 강요당했다"
선수들은 성명을 내고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심각한 수준의 저임금을 받아왔고, 수십 년간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침묵을 강요당했다"라며 "우리는 변화를 위해 애쓰는 모든 팬과 동지들에게 우리의 단결을 보여주기 위해 손목밴드를 차고 나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랑하는 야구는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라며 "모든 마이너리그 선수가 생계를 꾸릴 수 있을 정도의 임금(living wage)을 받을 때가 왔다"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마이너리그 선수에 대한 처우 개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회 전반에 퍼지는 커지는 가운데, 선수들이 조직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1년 중 시즌이 치러지는 5개월만 임금을 받기 때문에 상당수 선수들이 비시즌에는 야구 외에 다른 일을 해야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 반면에 높은 임금을 받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개인 훈련을 할 수 있어 기량의 격차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미국 전역의 마이너리그 구단을 160개에서 120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선수들의 임금을 인상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 선수의 평균 연봉은 1만2000(약 1414만 원)∼1만6800달러(약 1980만 원)로 올랐지만, 미국의 공식적인 빈곤선 연봉인 1만2880달러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선수들이 시즌 동안 집세가 부족해 차에서 잠을 자거나, 심지어 노숙을 하는 경우도 있다.
▲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처우 개선 요구 성명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 AP |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마이너리그 선수에 대한 처우는 더욱 열악해진다. 미국프로농구(NBA)의 하부 리그인 G리그 선수의 최저 연봉은 지난 시즌부터 3만5000달러(약 4124만 원)로 올랐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하부 리그인 AHL의 최저 연봉은 5만1000달러(약 6010만 원)로 마이너리그보다 훨씬 높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마이너리그를 위한 변호인'은 "이날 손목밴드를 차고 나온 선수들의 메시지가 미국 산업 전반에 크고 분명히 전달돼야 한다"라며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에게 생계를 꾸릴 정도의 임금도 주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그에 미국의 프로야구 독점권을 줄 이유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마이너리그의 임금과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선수 육성 시스템 현대화의 주요 목표 중 하나"라며 "임금과 환경은 과거보다 확실히 좋아졌고 편의 시설도 확충했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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