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보다 잘 팔린 1000만원대 전기차

박영국 2021. 9.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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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포터‧봉고 전기차, 8개월간 1만7994대 팔려
높은 경제성‧고성능 앞세워 디젤트럭 16% 대체
포터II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올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핫’한 모델을 꼽으라면 단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일 것이다. 이 차는 지난 2월 25일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의 계약대수를 달성하며 국내 자동차 산업 역사상 최단시간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아이오닉 5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차질을 빚는 사이 이보다 월등한 판매실적을 올린 차들이 있었다. 바로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1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전동화 된 서민의 발’ 1t 전기트럭 포터II 일렉트릭과 봉고III EV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포터 일렉트릭은 올 들어 8월까지 1만116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포터 전체 판매량(6만8339대)의 16%에 달하는 물량이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소형 디젤트럭 물량의 꽤 많은 부분을 대체했으니 친환경차의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기아의 동급 전기트럭 봉고 EV 판매량도 쏠쏠했다. 올해 8개월간 6825대가 판매됐다. 봉고 트럭 전체 판매량(4만2723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포터 일렉트릭과 비슷한 16% 수준이다.


대부분의 부품을 공유하는 포터와 봉고 전기차 형제의 1~8월 판매실적을 합하면 1만7994대에 달한다. 이는 국산 전기차 최고 인기모델 아이오닉 5의 8월까지 판매량인 1만2484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물론 아이오닉 5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인도가 시작됐고, 생산 차질로 상당한 대기물량이 밀려 있음은 감안해야겠지만.


포터‧봉고 전기차의 개인과 법인사업자 판매비중은 약 8대 2 수준이다. 개인 판매비중이 높다는 것은 전기트럭에 대한 대중적 선호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봉고III EV. ⓒ기아

포터‧봉고 전기차가 이처럼 디젤 트럭을 대체해나가며 빠르게 소형트럭 시장에 안착하게 된 비결로는 뛰어난 경제성이 꼽힌다.


우선 실구매가격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 출고가격은 기본형도 4000만원을 넘고 고급형은 4200만원대지만, 소형화물 전기차 보조금으로 국비 1600만원이 지원되며, 지자체 보조금(서울 기준 800만원)까지 더하면 1600만원대에 포터‧봉고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이는 포터 2.5 디젤 슈퍼캡(1705만~2103만원)이나 봉고 디젤 킹캡(1685만~2058만원)보다 오히려 저렴하다. 포터‧봉고 전기차는 탑승공간이 넓은 슈퍼캡‧킹캡으로만 판매된다.


상용차인 만큼 저렴한 유지비는 더 큰 강점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연간 1만5000km 주행 기준 포터 일렉트릭의 연간 충전비용은 107만원 수준이다. 포터 디젤의 연료비는 유가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같은 거리를 달릴 때 200만원 내외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100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그밖에도 차량 등록 단계에서 취득세, 공채 감면, 운행 과정에서 공영주차장 주차비,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포터 II 일렉트릭에 800kg 가량 짐을 싣는 모습. ⓒ현대자동차

무거운 화물을 싣고 움직여야 하는 만큼 성능도 무시할 수 없다. 디젤트럭의 강력한 토크를 전기모터로 대체할 수 있을지 미심쩍은 시각도 있지만 실제 포터‧봉고 전기차는 디젤트럭 대비 강한 힘을 낸다.


포터‧봉고 전기차의 최고출력은 135.0Kw, 최대토크는 395.0Nm로, 이를 내연기관차 방식으로 환산하면 약 183마력과 40.3kg‧m에 달한다. 이는 최고출력 133마력, 최대토크 26.5kg‧m인 2.5 디젤 모델보다 월등하다.


특히 전원이 공급됨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내는 전기모터의 특성상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도 스트레스 없이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전기 화물차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적재 중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주행 가능 거리를 안내하는 기술이 탑재돼 화물 무게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가 바뀌어 언제 충전해야 할지 운전자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물론, 배터리 충전의 번거로움은 피할 수 없는 전기 트럭의 핸디캡이다. 포터‧봉고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트럭을 개조한 방식이라 배터리 탑재량이 많지 않은 데다, 전기 소모가 큰 고출력 모터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승용 전기차에 비해 짧은 211km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다양한 장소를 수시로 이동하거나 장거리 이동이 잦은 사업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소형트럭은 화물 집배송 장소가 일정하고 이동 거리도 짧은 경우가 많아 차고지 인근에 충전소가 있다면 포터‧봉고 전기차는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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