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부터 배워라,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 맺기 위해 필수기술 [소년중앙]

김현정 2021. 9.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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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다양하게 학습을 하게 됩니다. 말과 글을 배우고, 셈을 배우고, 외국어도 배우지요. 이런 배움을 위해 많은 학원들이 있지만 이상하게도 사회성과 평소 대화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서 살 수 없으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깨어지면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원만한 대인관계는 학교생활은 물론, 사회생활과 결혼생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지요.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이 현재 학교생활을 떠올려 보면 성적 관련 걱정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친구관계에 대해서도 신경 쓰고 있을 텐데요. 이런 사실을 보면 우리 생활의 질을 결정짓는 것은 관계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관계이지만 대부분 본능적으로, 혹은 생활하다 보면 관련 기술이 저절로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형제가 많거나 눈치가 빠른 사람, 또 주변에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을 모델로 삼을 수 있는 환경의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사회성이나 대화의 기술을 습득하고 발달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가 이러한 환경을 가질 수도 없고 이러한 발달을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요?
친밀한 관계를 위해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은 ‘표현’입니다. ‘표현’이라는 것은 나의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이며 의사소통의 기술이죠.

같은 반 친구들 중에 유독 인기가 많고 친구들과 잘 지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딱히 얘기를 재미있게 하거나 활발하지 않아도 관계를 잘 맺는 아이도 있어요. 그 이유는 내가 너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표현, 너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표현, 지금 너와 함께 있는 내 마음의 표현을 잘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자면 ‘경청’,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 내 마음을 전달하는 ‘비언어적 행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 ‘경청’은 들어주는 능력입니다. 경청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집중과 동시에 적절한 반응을 해야만 하는 고급 기술이죠. 상대의 말을 가로채거나 갑자기 화제를 전환하는 행동은 올바른 경청이 아닙니다. 내 관심사가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친구를 쳐다봐주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간단하게 ‘응’ ‘맞아’ 정도의 말을 하며 내가 집중해서 듣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나와 관심사가 다르다면 다르다는 그 점에 호기심을 가져 보세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많은 친구들이 여러분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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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자신의 고민이나 혹은 관심사를 신나게 이야기하는 그 친구의 마음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이것은 상상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지금 어떤 기분일지 짐작해 보고,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떤 마음일지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만약 상상이 되었다면 그 감정을 표현해 주세요. 예를 들면, ‘괜찮아?’ ‘뭐라도 먹으러 가자’ ‘나도 화가 난다’ 등의 표현으로 친구의 마음을 함께 나누어 주는 거죠.

굳이 내가 아이들을 웃기지 않아도 친구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면 그 친구는 내 곁을 떠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친구의 마음이 힘들 때 내가 충분히 이해해 준다면 내가 힘들 때 그 친구는 내 곁에 있어줄 것입니다.

셋째, ‘비언어적 행동’은 언어적 표현과 같이 내 마음의 표현입니다. 친구와 눈이 마주쳤을 때, 웃으며 우리들만의 손 인사를 하는 것과 반가운 마음에 뛰어가 등을 세차게 때리는 것은 보기에, 또 받아들이기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은 두 가지 경우 다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우리는 나의 반가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은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내 마음과 친구의 마음이 같을 것이라고, 내가 행동하면 내 마음을 다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내가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는 결코 나의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있거나 리더가 되기를 꿈꾸기도 합니다. 물론 리더로서 앞에서 사람들을 이끄는 모습은 매우 매력적일 수 있죠. 하지만 우리 모두가 리더일 수도 없으며 리더일 필요도 없습니다. 저는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이 리더나 인기 많은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먼저 상대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 되길 기대합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전수경 테라피엔스 심리상담연구소 센터장 차의과학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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