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왕이가 文에 희망 줬다..닿을 듯 말 듯 '어게인 평창'
내년 2월 개막하는 중국 베이징 겨울 올림픽은 남북 화해 무드를 되살리는 ‘어게인 평창’이 될 수 있을까.
일단 문재인 정부는 희망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자격정지 처분으로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는 어렵게 됐지만, 중국은 여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올림픽에 초청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5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 초청 계획과 관련 “(올림픽에) 각국을 초청하는 것은 국제적 관례”라며 “중국은 (올림픽) 주최국으로서 IOC와 함께 각국 지도자를 초청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평창같은 '평화 올림픽' 꿈꾸는 文
문 대통령 입장에선 한·중 양자관계에 대한 고려에 더해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보며 베이징 방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하노이 노 딜’ 이후 약 3년 만에 남북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벤트가 열릴 수 있어서다.
文 "남북 관계 개선의 전기 되길"
왕 위원 역시 “적극적인 태도로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하루에도 역사적인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치적 의지'와 '역사적인 일'을 언급한 건 김 위원장이 마음만 먹는다면 중국으로선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관계 개선 및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는 평창 올림픽 이후 남·북·미 정상 간 연쇄 정상회담이 이뤄졌던 강렬한 기억을 지우지 못하는 분위기다. 남북-북·미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것도 사실이다.
또 문 대통령의 방중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유도하는 기폭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문 대통령과 시 주석) 두 분 정상의 교차 방문을 포함해 시 주석의 서울 방문 등을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보이콧…'위기의 올림픽'
한국 정부의 '어게인 평창' 구상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는 코로나19 상황이다. 높아지는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데다, 한국 역시 누적 확진자가 28만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
최악의 경우 베이징 올림픽 역시 개막식은 물론 경기 대부분을 무관중으로 진행한 도쿄올림픽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중국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내년 1월로 예정된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개최를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영국·유럽연합(EU) 등 서방에서 확산하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기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등으로 촉발된 보이콧 움직임은 점차 거세져 EU 의회와 영국 하원에선 “중국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베이징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의 불참을 촉구하겠다”는 내용의 결의안이 처리됐다.
미 의회에서는 이보다 앞서 보이콧 기류가 감지됐는데, 지난 5월 넨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외교적 차원에서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미 국무부 차원에서도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논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4월 6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EU)이 신장에서의 잔혹 행위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을 봤을 것”이라며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은) 분명 우리가 논의하고 싶은 사안이고, 지금은 물론 향후에도 의제에 오를 이슈”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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