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후보들 가장 겁내는 후보"..유승민 반전 카드는 '토론+TK'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추석 연휴 기간 ‘아픈 손가락’ 대구를 집중 공략하며 지지율 반전을 모색했다.
유 전 의원 캠프는 최근 지지율 정체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유 전 의원이 “가장 잘 준비된 후보” 중 한 명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지만, 그만큼 박스권 지지율에 대한 갑갑함도 상대적으로 크다.
2017년 대선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대선 ‘재수생’인 유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뒤 일찌감치 “이번 대선이 정치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밝히고 1년 넘게 대선 준비를 해왔다. 본선에서 경쟁을 해야 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조차 “가장 두려운 후보”로 유 전 의원을 꼽고 있다.
그러나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3일 발표한 보수야권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8.0%로 3위를 기록했다. 36.1%를 기록한 홍준표 의원, 29.8%를 기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큰 격차를 보였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안정적인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2위와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야 다자대결을 묻는 여론조사에선 같은 당 윤석열ㆍ홍준표 후보, 민주당 이재명ㆍ이낙연 후보에 밀려 사실상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유 전 의원 측이 “1차적으로 따라잡을 후보”로 꼽아 온 홍준표 의원의 지지율은 최근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정치권은 앞서 지난 8월 2030 남성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나이가 어려도 당 대표는 어른”이라며 이 대표의 편을 든 홍 의원에게 이들의 지지가 일부 유입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유 전 의원 측은 2030 남성층 표심 흡수를 위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딜레마 상황에 빠져있다. 앞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가 ‘유승민계’라는 논란이 거셌던 만큼, 유 전 의원 측에선 “우리가 이 대표와 함께 움직이면 ‘대표가 특정 후보 편을 든다’는 논란이 또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캠프 관계자는 “우리는 이 대표의 행보에 비판도, 공감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도 “저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캠프 대변인직을 맡았던 김웅 의원이 윤 전 총장과 관련한 '고발 사주 의혹'에서 전달자로 연루되면서 악재가 거듭됐다.
대구에서 지속되는 ‘배신자 프레임’은 지지율 상승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할 대상이다. 13일 리얼미터의 보수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의 대구ㆍ경북 지지율은 6.2%에 그쳤다. 20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윤석열(45.5%)ㆍ홍준표(34.2%)에 비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다.
캠프 내에선 앞서 “TK 지지율을 먼저 다지고 중도ㆍ수도권ㆍ청년을 공략하느냐, 중ㆍ수ㆍ청(중도층·수도권·청년) 지지율을 높여서 그걸로 TK를 견인하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다고 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사실 좀 더 일찍 대구를 꾸준히 공략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차라리 계란이라도 맞으면서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 전 의원도 “대구에서 지지율이 올라야 전체 지지율이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유 전 의원은 19일에 이어 20일에도 대구에 머물며 시민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26일 대선 출마 선언 직후 5일 간 대구에 머물며 민심을 훑은 데 이어 지난 13일에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는데, 이 번이 한 달 새 세 번째 대구 방문이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저는 유일한 대구의 아들이다. 제가 대구 경북에서만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저는 국민의힘 후보가 분명히 될 수 있다”며 보수 적통성을 강조했다.
캠프는 “2차 컷오프 뒤 본격적으로 4자 토론이 시작되면 지지율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론을 통해 경제 대통령 후보로서 유 전 의원의 장점과 경쟁력을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컷오프는 우리의 고민거리는 아니다. 그 이후 최종 후보 경쟁이 중요하다”며 “우린 마음 급할 거 없다. 해오던 대로 똑같이 준비하면 최종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문준용, 작년 양구군서도 7000만원 예산 배정받았다
- 추석 연휴 일가족의 비극…노모·아들 부부 유서 남긴 채 숨져
- [속보] 북한 "남측 SLBM 효과적 공격수단 될 수 없다"
- '대장동' 늪 빠졌나...지지율 1위 윤석열에 내준 이재명
- 조씨, 국고 7000만원 안 갚고 마세라티…'회수불가' 면죄부까지
- 洪 "오늘 대장동 간다…법조 카르텔, 서민 피빠는 거머리들 잡아야"
- 지방대 위기에 '개명' 나섰다...지역·종교 빼는 대학들
- 정용진 인스타에 보름간 운동화 4켤레… 주식보다 재밌는 ‘스니커테크’
- 예능서 "나에게 추미애란" 묻자 윤석열이 한 답변
- “간수치 뚝, 감기도 안걸려” 맨발로 숲길 걷는 일흔의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