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후보들 가장 겁내는 후보"..유승민 반전 카드는 '토론+TK'

성지원 2021. 9.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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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추석 연휴 기간 ‘아픈 손가락’ 대구를 집중 공략하며 지지율 반전을 모색했다.

2021년 9월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 유승민 후보자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9.16 국회사진기자단

유 전 의원 캠프는 최근 지지율 정체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유 전 의원이 “가장 잘 준비된 후보” 중 한 명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지만, 그만큼 박스권 지지율에 대한 갑갑함도 상대적으로 크다.

2017년 대선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대선 ‘재수생’인 유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뒤 일찌감치 “이번 대선이 정치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밝히고 1년 넘게 대선 준비를 해왔다. 본선에서 경쟁을 해야 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조차 “가장 두려운 후보”로 유 전 의원을 꼽고 있다.

그러나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3일 발표한 보수야권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8.0%로 3위를 기록했다. 36.1%를 기록한 홍준표 의원, 29.8%를 기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큰 격차를 보였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안정적인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2위와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야 다자대결을 묻는 여론조사에선 같은 당 윤석열ㆍ홍준표 후보, 민주당 이재명ㆍ이낙연 후보에 밀려 사실상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유 전 의원 측이 “1차적으로 따라잡을 후보”로 꼽아 온 홍준표 의원의 지지율은 최근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정치권은 앞서 지난 8월 2030 남성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나이가 어려도 당 대표는 어른”이라며 이 대표의 편을 든 홍 의원에게 이들의 지지가 일부 유입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유 전 의원 측은 2030 남성층 표심 흡수를 위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딜레마 상황에 빠져있다. 앞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가 ‘유승민계’라는 논란이 거셌던 만큼, 유 전 의원 측에선 “우리가 이 대표와 함께 움직이면 ‘대표가 특정 후보 편을 든다’는 논란이 또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캠프 관계자는 “우리는 이 대표의 행보에 비판도, 공감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도 “저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캠프 대변인직을 맡았던 김웅 의원이 윤 전 총장과 관련한 '고발 사주 의혹'에서 전달자로 연루되면서 악재가 거듭됐다.

대구에서 지속되는 ‘배신자 프레임’은 지지율 상승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할 대상이다. 13일 리얼미터의 보수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의 대구ㆍ경북 지지율은 6.2%에 그쳤다. 20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윤석열(45.5%)ㆍ홍준표(34.2%)에 비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대구시당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캠프 내에선 앞서 “TK 지지율을 먼저 다지고 중도ㆍ수도권ㆍ청년을 공략하느냐, 중ㆍ수ㆍ청(중도층·수도권·청년) 지지율을 높여서 그걸로 TK를 견인하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다고 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사실 좀 더 일찍 대구를 꾸준히 공략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차라리 계란이라도 맞으면서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 전 의원도 “대구에서 지지율이 올라야 전체 지지율이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유 전 의원은 19일에 이어 20일에도 대구에 머물며 시민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26일 대선 출마 선언 직후 5일 간 대구에 머물며 민심을 훑은 데 이어 지난 13일에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는데, 이 번이 한 달 새 세 번째 대구 방문이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저는 유일한 대구의 아들이다. 제가 대구 경북에서만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저는 국민의힘 후보가 분명히 될 수 있다”며 보수 적통성을 강조했다.

캠프는 “2차 컷오프 뒤 본격적으로 4자 토론이 시작되면 지지율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론을 통해 경제 대통령 후보로서 유 전 의원의 장점과 경쟁력을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컷오프는 우리의 고민거리는 아니다. 그 이후 최종 후보 경쟁이 중요하다”며 “우린 마음 급할 거 없다. 해오던 대로 똑같이 준비하면 최종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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