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플라스틱' 되살린 대딩들..지구 환경문제를 '언박싱'하다
“지구를 언박싱(unboxing)하면 뭐가 나올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지구 언박싱’이라는 대학 동아리를 만든 홍동완(25)씨의 말이다. 인하대 환경공학과 4학년인 홍씨는 신입생 때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혼자서 끙끙 앓곤 했다고 한다. 제대로 분리배출 되지 않는 쓰레기가 신경 쓰였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자 “뭐라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한다. 지난 4월 뜻이 맞는 동기 5명과 동아리를 만든 이유다. 친구들과 지구라는 상자를 ‘언박싱’해 그 안에 담긴 환경 이슈를 함께 고민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티끄리’로 시작한 도전
학교 곳곳에 티끌 플라스틱 수거함 ‘티끄리’를 설치했다. 하지만 티끄리를 채운 건 일반 쓰레기나 중형 플라스틱이었다. 티끌 플라스틱이 무엇인지, 왜 따로 수거하는지 사람들이 알 것이라 오판한 탓이었다. 덕분에 일이 늘었다. 시험 기간에도 수거함에 쌓인 쓰레기를 하나씩 골라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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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플렉스로 만난 더 큰 무대
계속된 도전에 인천시가 손을 건넸다. 인천시의 플라스틱 플렉스 제로(Plastic Flex zero) 캠페인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사람들이 티클 플라스틱을 모으면 그걸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되돌려주는 캠페인이었다. 활동무대가 학교 밖으로 넓어지며 일이 늘어나는 상황이었지만, 4학년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구언박싱의 대답은 “Ye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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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이슈가 일상이자 문화가 되길”
대부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회원들은 “대학생만의 아이디어를 발판삼아 지구를 조금 더 언박싱 해보겠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리를 만들 때 품었던 ‘환경 흥신소’라는 꿈도 여전히 품고 있다. “시민들이 제보하면 우리가 흥신소처럼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거예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이런 노력이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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