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빅테크' 때리는 와중 "사람 뽑아라"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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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네이버(NAVER), 카카오 등 주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국정감사 강도를 높이겠다고 벼르는 와중에도 정부는 이들 기업에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정부가 IT, 금융권, 대기업, 공기업 등을 공공연히 '양질의 일자리'로 지목하는 와중에 기업 CEO를 불러 대놓고 "사람 뽑으라"고 요청한 것이다.
안 장관은 "주요 IT 기업들은 대한민국 청년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기업이 됐다"며 정부의 목표인 '양질의 일자리' 제공에 기업이 협조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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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임금체불 등 "문화 개선" 숙제는 '덤'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정치권이 네이버(NAVER), 카카오 등 주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국정감사 강도를 높이겠다고 벼르는 와중에도 정부는 이들 기업에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정보기술(IT) 기업인 만큼 협조해 달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혁신의 싹을 말리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일자리는 늘려달라는 정부의 태도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안경덕 장관은 지난 15일 네이버, 카카오,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청년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부탁했다. KT가 1만2000명, 삼성이 3만명의 추가 청년 채용을 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정부가 IT, 금융권, 대기업, 공기업 등을 공공연히 '양질의 일자리'로 지목하는 와중에 기업 CEO를 불러 대놓고 "사람 뽑으라"고 요청한 것이다.
안 장관은 "주요 IT 기업들은 대한민국 청년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기업이 됐다"며 정부의 목표인 '양질의 일자리' 제공에 기업이 협조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앞서 KT와 삼성이 정부와 만난 뒤 각각 1만2000명, 3만명을 추가로 뽑기로 한 직후 청년 채용을 늘려달라고 기업에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그는 "많은 청년들이 취업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만큼, 하반기 신규 채용을 준비할 땐 우리 청년들에게 기회의 문을 더 크게 열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안 장관의 이런 발언은 지난 6월 말 30개 대기업 인사노무 임원들을 만나 "공개채용을 늘리라"고 당부한 것과 이어진다. 당시에도 산업 재편에 따른 경영 리스크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 등으로 높아진 노동 비용 때문에 기업들이 수시 채용을 늘리는 현상을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쏟아졌었다. 그러면서 정부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정부의 청년 구직 지원 정책인 '청년고용 응원프로젝트', 'K-디지털 트레이닝' 사업 등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기업의 고용 유연성 확대 등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의무만 강요하고 나선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노조법 개정(실직자 교섭권 확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최저임금 시급 기준 6000원대에서 9000원대로 인상 ▲소득주도성장 정책 시행 등으로 기업은 채용을 줄여나가기 시작했으며 직장인 사이에서 소위 '부캐'(두 번째 캐릭터)란 말이 유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캐는 정규직 근로자조차 높아지는 집값과 사회보험료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투잡 이상을 뛰는 'N잡러'(직업 여러 개를 보유한 사람)가 되는 걸 빗댄 말이다.
이러는 동안 경영계 요구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개정 노조법을 적용할 때 실업자와 해직자의 사업장 내 쟁의행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중대재해법상 처벌 대상에서 CEO를 빼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자제 요구도 마찬가지였다.
거기에 더해 IT 기업 내 '갑질'과 임금체불 등 문화를 개선하라는 숙제까지 던졌다. 앞서 지난 7월27일 고용부는 네이버 특별근로감독을 나간 뒤 직장 내 괴롭힘은 물론 87억원 규모의 임금 체불 사실까지 적발했다면서 한성숙 대표와 네이버를 검찰 송치한 바 있다. 안 장관은 "최근 직장 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눈높이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강조하면서 "직원분들이 희망하는 더욱 합리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경영진을 중심으로 노·사 모두가 적극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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