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사별 후 첫 취업".. 빵 하나로 대박 난 그녀들

이정미 입력 2021. 9. 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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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노인인력개발센터 웰빙디저트공방, 건강 담은 '감자·고구마빵' 입소문 타고 인기

[글·사진 이정미]

인천 부평구노인인력개발센터는 근로능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노인적합형 일자리 사업을 개발·보급, 노인들이 활기찬 노후생활을 보내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세 가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공익형 사업은 만 65세 이상의 기초연금 수급 노인, 사회서비스형·시장형 사업은 만 60세 이상 신체 건강한 남·여 노인, 취업알선형 사업은 만 60세 이상의 재취업 가능자(경비, 청소, 요양보호사, 주차관리 등)가 참여 대상이다.

현재 공익형 21개, 사회서비스형 5개, 시장형 7개, 취업알선형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웰빙디저트공방에서 일하는 위로부터 (좌)박귀자, (우)강복순, (아래 좌) 문성녀, (우)이인숙씨
ⓒ 이정미
 
부평구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 운영하는 웰빙디저트공방은 '감자빵 & 고구마빵' 추석선물세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2021년 1월부터 신규로 진행하고 있는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이다. 코로나19로 카페어울림(산곡노인문화센터점)이 문을 닫게 돼 바리스타로 일하던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들었다.

웰빙디저트공방에선 바리스타로 근무하던 5명과 신규 참여자 8명이 일하고 있다. 그들 모두 8회의 제과·제빵 수업을 받은 뒤 다양한 디저트를 만들어내고 있다.

감자빵과 고구마빵은 밀가루와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건강 디저트임을 자부한다. 이외에도 호박, 밤, 레몬, 마늘, 초코, 대파빵 등 다양한 디저트 빵을 만든다. 주문 즉시 만들어 배송하고 있다.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인 카페어울림에서도 판매중이다.

웰빙디저트공방은에선 세 개의 조로 근무요일과 시간을 나눠 13명의 어르신들이 일하고 있는데, 주문량에 따라 근무 시간이 조정되기도 한다.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이전에는 많이 바빴다고 한다. 한참 바쁠 때는 수입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요즘은 월 수입이 줄었다.

웰빙디저트공방은 어울림카페 산곡노인문화센타점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휴점을 하게 되면서 개점하게 된 경우다. 찰떡 느낌의 건강한 맛이 노인들에게 꾸준하게 인기가 있어서 여러 디저트 중 산곡노인문화센터의 담당강사가 개발한 레시피의 감자빵과 고구마빵을 추석선물세트로 정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빵"
 
 감자빵과 고구마빵은 밀가루와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건강 디저트임을 자부한다. 이외에도 호박, 밤, 레몬, 마늘, 초코, 대파빵 등 다양한 디저트 빵을 만든다. 주문 즉시 만들어 배송하고 있으며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인 카페어울림에서도 판매중이다.
ⓒ 이정미
 
 감자빵과 고구마빵은 밀가루와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건강 디저트임을 자부한다. 이외에도 호박, 밤, 레몬, 마늘, 초코, 대파빵 등 다양한 디저트 빵을 만든다. 주문 즉시 만들어 배송하고 있으며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인 카페어울림에서도 판매중이다.
ⓒ 이정미
 
강복순(65, 부평구 부흥로) 조장은 "처음에는 생소한 거라 만드는 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디저트를 만들다 보니 너무 재미있고 보람도 있었다"며 "주변에서 정말 맛있다고 평가해준다, 오븐에 굽는 냄새에 이끌려 어울림센터 직원들도 사러 오기도 했다, 신규로 8명이 배우러 왔을 때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서 보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메뉴를 다양하게 공부하면서 집에도 만들어 선물했는데 받는 사람들이 먹어보더니 모양도 예쁘고 맛도 있다고 정말 좋아해서 뿌듯했다"며 "이젠 베테랑이 됐다, 일할 때 이야기 나누며 보내는 시간이 즐겁다"고 전했다.

그는 센터와 담당 강사가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치며 아이디어를 내고 메뉴 개발에도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평구 관내나 인천시의 경우 거리에 따라 배달하고 냉동포장해 택배 배송을 하고 있다"며 판매 홍보 또한 잊지 않았다.

박귀자(66, 부평구 길주로)씨는 바리스타로 일하기 이전에 전문요리학원에서 디저트 과정을 이수했다.

"배웠던 이론과 실습을 접목하면서 다양하게 만들어보니 빨리 와 닿아 정말 재밌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출근해서 할 일이 있다는 것과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게 좋아요."

디저트에 방부제도 전혀 넣지 않고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노인들이나 일반인들도 먹어보고 맛있다며 많이 사가서 보람된다고 그는 전했다.

문성녀(70, 부평구 안남로)씨는 "살림만 하다가 일이라는 걸 처음하고 있다, 사별 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카페에서 일하다 디저트를 만들고 있는데 삶에 활력소가 되어 좋다"라며 "무료하게 지내는 것보다 시간도 빨리 가고 재미있다"라소 환하게 웃었다.
 
 부평구노인인력개발센터 웰빙디저트공방은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는 건강한 빵을 만든다. 사진은 고구마빵을 만드는 과정.
ⓒ 이정미
 
 부평구노인인력개발센터는 근로능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노인적합형 일자리 사업을 개발·보급, 노인들이 활기찬 노후생활을 보내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이다. 이곳 웰빙디저트공방에서는 '감자빵, 고구마빵'을 만들어 추석선물세트로 판매하고 있다.
ⓒ 이정미
 

최금자씨(66, 부평구 창휘로)는 "사별한 지 1년이 됐고 사회생활은 처음인데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기분"이라며 "나와서 보니 여러 사람들의 살아온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가는 방법도 새삼 알아가고 슬픔도 이겨가고 배울 점들도 많아 일하는 시간들을 소중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옷가게를 8년 하다가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하고 싶어서 디저트를 만들고 있는 이인숙(68, 부평구 부흥로)씨는 "여러 디저트 중에 지금 만들고 있는 디저트인 감자빵과 고구마빵을 처음 만들었을 때 너무 신기하고 흥분됐다"며 "진짜 감자와 고구마처럼 생겼다"라고 했다.

그는 "디저트빵은 반죽을 오래 치대 쫄깃하고 맛있으며 감자빵은 흑임자 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발라서 밭에서 바로 캔 느낌으로 데코레이션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구마는 자색고구마 가루로 색을 입히고 오븐에서 구워지며 자연스럽게 갈라진 모양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며 천연재료를 사용해 어디에 내놔도 자부심 있는 웰빙식품이라고 밝혔다.

부평구 노인인력개발센터는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운영된다. 영리목적이 아니기에 재료에 비해 판매되는 가격은 저렴하다. 빵은 소화도 잘되고 든든해서 한 끼 식사대용으로도 좋고 당분이 높지 않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문성녀씨는 "이 나이에 철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사별 후 돈을 벌어보는 게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그의 얘기에 다 같이 웃음꽃이 핀다. 돈을 벌어보며 생전의 남편이 수고했던 심정을 느낀다고. 그는 예전엔 남편 얼굴만 보면 '빨리 돈 가져오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처자식을 위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듣다고 말했다.

사별의 아픔도 일을 하면서 잊고 정겨운 위로가 된다. 이곳 노인들은 손수 만든 감자빵과 고구마빵을 가지고 이른 성묘를 다녀 올 거라고 한다. 올 추석엔 거리두기에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건강한 맛과 따스한 마음을 담은 '감자빵 & 고구마빵'을 선물하며 건강과 안부를 나누는 훈훈함이 널리 퍼지길 기대해 본다.

글·사진 이정미 I-View 객원기자
 
  부평구노인인력개발센터 '감자빵 & 고구마빵' 추석선물세트
ⓒ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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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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