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타깃 된 중국 참가자들, 이번에도 '악마의 편집'일까

이준목 2021. 9. 18. 13: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 리뷰] Mnet <걸스플래닛 999>

[이준목 기자]

 Mnet <걸스플래닛 999> 포스터
ⓒ Mnet
 
Mnet 걸그룹 글로벌 오디션 예능 <걸스플래닛999-소녀대전>이 두 번째 콤비네이션 미션까지 모두 마쳤다. 지난 17일 방송된 <걸스플래닛>에서는 지난 주에 이어 콤비네이션 미션에 도전한 각 팀들의 경연 무대와 승리 팀이 공개됐다.

3인팀의 황씽치아오-사쿠라이 미우-최예영은 태연의 '그대라는 시'로 경연을 펼쳤다. 리더 최예영은 연습시간 내내 쉬지 않고 멤버들을 챙기고 독려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K그룹(한국인 그룹) 13위인 자신의 현재 순위에 불안해하며 누구보다 생존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무대가 끝난 후 임한별 보컬 마스터는 "데뷔조의 메인보컬감이다. 최예영이 이렇게까지 노래를 잘하는지 몰랐다"며 최예영을 극찬했다.

허지원-사카모토 마시로-푸야닝은 ITZY의 '마.피.아. in the morning'에 도전했다. 각 그룹을 대표하는 올라운더에 브레인들만 모여있었지만 리더 선정에서, 무대 콘셉트, 파트 배분 등에서 각자의 욕심보단 팀의 승리를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며 영리한 공존을 선택했다. "나쁜 남자에게 상처 입고 복수하려는 여자"를 콘셉트로 잡은 마피아팀은 중간 평가에서는 다소 지루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본 경연에서 한층 강렬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마스터들의 호평을 얻었다.

이채윤과 량지아오, 카미모토 코토네는 <쇼미더머니9>의 'VVS'를 경연 곡으로 선택했다. 세 사람은 중간평가에서 순한 맛 버전의 'VVS'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지만 마스터들의 혹평을 피하지 못했고 팀워크에서도 계속 엇박자를 드러냈다. 결국 'VVS' 팀은 리허설부터 본 경연에서도 음정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아쉽게 무대를 마무리했다. 스페셜 랩 마스터 우원재는 "솔직히 잘한 무대는 아니다. 랩은 많이 부족하다"면서도 "지금이 끝이 아니다. 앞으로 더 잘할수 있다"고 격려했다.

'아이와 나의 바다' 팀은 어려운 난이도의 곡으로 마스터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중간평가에서 음이탈 실수로 지적받았던 노나카 샤나가 본 경연 무대에서는 실수했던 부분을 만회하며 선방한 반면, 킬링 파트를 담당한 메인보컬 정지윤이 고음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연습만큼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해 마스터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임한별은 "모두에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무대가 됐을 거라 생각한다"며 여섯 참가자 모두를 격려했다.

3인조 '우리 집' 팀의 리더를 맡은 왕야러는 중간평가에서 본인의 가사 실수에 이어 화음 구간에서 팀원들과 호흡이 전혀 맞지 않는 모습으로 마스터들의 혹평을 받았다. 다행히 '우리 집' 팀은 대화를 통하여 다시 팀워크를 다졌고 본 경연에서는 훨씬 세련된 무대로 마스터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9인조에서 'Salute' 팀의 리더와 킬링 파트를 맡은 차이빙은 중간 평가에서 "박자가 너무 빠르고 춤이 딱딱하다"고 지적 받았다. 팀원들은 조심스럽게 킬링 파트 변경을 다시 논의했지만, 리더인 차이빙의 고집으로 기존의 구성을 유지하기로 했다. 팀워크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Salute' 팀이지만 다행히 본 경연에서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장악했다.

티파니 마스터는 "이 그룹에 정말 댄스 고수들이 많다. 9명 모두 돋보인 무대"라고 평가했다. 티파니는 마스터들과의 대화 중에도 "안무 구성에서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도 너무 잘했다"며 'Salute' 팀을 극찬했다. 마스터들은 지난 회차에서 선보인 '아이스크림' 팀과 'Salute' 팀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며 고민에 빠졌다.

마지막 경연에 나선 팀은 6인조로 구성된 이선희의 '인연' 팀이었다. 상위권 멤버들 위주로 구성된 어벤져스 팀답게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중간평가에서는 개성 없는 반복 동작과 스토리의 부재로 혹평을 받았다. 원점에서 다시 아이디어 회의에 나선 인연팀은, 최유진의 주도로 '걸스플래닛에서 데뷔와 탈락으로 나뉘는 소녀들의 인연'을 주제로 새로운 안무를 만들어냈다.

인연 팀은 중간 평가에서의 우려와 걱정을 씻어내고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수많은 무대에 익숙한 마스터들조차 진한 여운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선미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줄 알았다, 킬링파트를 맡은 예서의 연기가 더 힘을 더 실어준 것 같다"고 호평했다.

드디어 모든 경연이 마무리되고 발표가 이어졌다. 3인조 그룹에서는 허지원-사카모토 마시로-푸야닝의 '마피아팀'이 푸야닝-100점 만점 중 93.83점을 받으며 개인당 9만 점의 베네핏을 획득했다. 6인 그룹의 승리팀은 100점 만점 중 95점을 받은 '인연' 팀이 차지하며 팀원들은 각각 4만 5천 점의 베네핏을 받게 됐다. 단 두 팀이 맞대결한 9인 그룹은 가장 근소한 불과 0.33점 차이로 'Salute'이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팀원들이 각자 개인 베네핏 3만점을 획득했다. 콤비네이션 미션에서 우승한 소녀들의 베네핏은 두 번째 글로벌 투표가 마감된 후 개인 점수에 합산된다.
 
 Mnet <걸스플래닛 999>의 한 장면
ⓒ Mnet
 
<걸스플래닛>은 어느덧 후반부에 진입한 가운데 완성도와 시청률 모두 저조한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날 회차에서는 엠넷 서바이벌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악마의 편집'이 우려되는 장면들까지 곳곳에서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독 타깃이 된 것은 C그룹(중국인) 참가자들이었다. 황씽치아오는 중간평가와 리허설에서 연이어 본인의 실수를 저지르고 웃는 모습을 보여서 마스터들로부터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량지아오는 연습과정에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개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며 팀원들을 흔들리게 만들었다. 급기야 이채윤이 "우리는 팀"이라며 눈물을 보이며 "개인 연습하고 싶으면 숙소에 가서 하라"고 호소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심지어 본경연에서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놓고도 아쉬워하는 팀원들과 달리 량지아오만 인터뷰에서 "모두 불태웠다"고 해맑게 즐거워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이미지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만한 출연자는 차이빙이었다. 차이빙은 지난 1차투표에서 톱9에 이름을 올린 상위권 인기 멤버였고, 당시 팬들과 같은 셀 멤버들에게 영광을 돌리는 겸손한 모습으로도 호평을 받은바 있다. 하지만 이번 콤비네이션 미션에서는 리더를 맡았음에도 팀원을 배려하거나 의견을 받아들이지않고 독단적인 모습이 크게 부각됐다.

팀원들은 "의견을 내도 전혀 수용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차이빙은 심지어 "내가 리더니까 내가 하고싶은대로 할 수 있다" "더이상 의견을 내지 말라"는 발언으로 충격을 줬다. 경연에서는 승리했지만 차이빙 개인에게는 향후 데뷔조 경쟁에서 큰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왕야러는 오랫동안 음악을 공부했다며 프로듀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중간평가에서 최하위 멤버로 지명되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본 경연을 마친 이후 마스터들로부터 팀 워크에서 호평을 받는 장면도 리더인 왕야러보다 오히려 서영은이 부각됐다. 그나마 논란이 된 다른 C그룹 참가자들에 비하면 비판을 수용하고 반성하거나 팀원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그나마 왕야러 뿐이었다.

C그룹 참가자중 유일한 승자는 의외로 푸야닝이었다. 방영 초반 '최유진 저격랩'이나 1차 경연 당시의 리더십 논란 등으로 푸야닝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C그룹에서 유독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하지만 비슷한 실력자인 허지원-사카모토 마시로와 함께한 '마피아' 팀에서는 예상과 달리 리더를 먼저 양보하는가 하면 연습 중에도 지적을 받거나 문제가 될만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푸야닝의 똑똑한 전략과 처신으로 마피아 팀은 팀워크와 무대 완성도, 경연 승리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며 사실상 콤비네이션 미션의 최대 승자가 됐다.

반면 이날 경연에서는 K그룹이나 J그룹(일본인) 참가자들에게 부정적인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최예영-서영은-강예서 등 K그룹 참가자들이 실력이나 노력 면에서 긍정적인 장면 위주로 많은 분량을 가져갔다. 정지윤은 다소 아쉬운 무대에도 오히려 마스터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는 장면들이 부각됐다.

지난 1차 생존자 발표식 이후 같은 셀이 동반탈락하는 룰 때문에 실력과 재능이 있는 K그룹 참가자들이 대거 탈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C그룹 멤버들에 대한 반감이 높아진 상태였다. C그룹 참가자들 중 방영 이전부터 실력 문제나 6.25 한국전쟁에 참여한 중국군을 '항미 원조'라고 왜곡하는 발언 등 민감한 논란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 반작용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독 이날 방송된 경연 중 C그룹 참가자들만 집중적으로 '트러블메이커'처럼 부각시킨 구성은 Mnet이 여전히 <프로듀스> 시절의 진부한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다음주 방송에서는 두 번째 생존자 발표식과 신곡으로 대결을 펼치는 '크리에이션 미션'이 진행될 것을 예고했다. 54명의 소녀들 중 각 그룹 하위 10명씩 총 30명이 탈락하고, 마스터 군단의 선택으로 플래닛 패스를 받은 각 그룹 당 한 명씩, 총 세 명이 다시 생존의 기회를 얻는다. 두 번째 생존자 발표식에서는 어떤 참가자가 살아남을지, 과연 새로운 플래닛 TOP9 순위에는 어떤 변동이 생길지를 놓고 궁금해진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