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대 초과' 망가진 류현진, 민망한 성적표

홈 미네소타전 2이닝 5실점..2경기 연속 조기강판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 10점대..피홈런도 불어나
등판시기 조정도 무의미..현지언론 "PS에서 비중 작아질 듯"

류현진 ⓒ AP=뉴시스

류현진(34·토론토)이 또 조기강판의 굴욕을 당했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시작된 ‘2021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2이닝(48구)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물러났다.

지난 12일 볼티모어전 2.1이닝 7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조기 강판. 2이닝에 그친 것은 시즌 최소 이닝 기록이다. 최근 2경기 4.1이닝 13피안타 12실점. 팀이 치열한 와일드카드 레이스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AL 동부지구·중부지구 최하위팀을 상대로 기록한 참담한 성적표다.

1회를 삼자범퇴로 접은 류현진은 2회 첫 실점을 했다.

미겔 사노와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롭 레프스나이더를 상대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타구가 느려 병살 처리는 어려웠다. 1사 2루 위기에서 루아스 아라에즈 상대로 체인지업이 빛을 발하며 헛스윙 삼진을 잡았지만 브렌트 루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볼카운트 2B1S에서 높게 들어간 체인지업은 좌중간을 뚫는 2루타가 되면서 첫 실점했다.

토론토 타선이 2회 공격에서 2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류현진은 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3회 들어 선두타자 제퍼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벅스턴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했다.

AL 팀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는 미네소타의 파워는 이날도 살아있었다. 2-2 동점 상황에서 류현진는 폴랑코에게 2점 홈런을, 도널드슨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커브와 커터 모두 날카롭지 못했다.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은 류현진은 2-5로 벌어진 3회 무사 상황에서 강판됐다. 최근 11경기에서 벌써 다섯 번째 조기 강판이다. 최근 5경기로 좁히면 3경기에서 4회도 채우지 못했다.

류현진 ⓒ AP=뉴시스

교체를 위해 마운드를 향해 총총 걸음으로 다가오는 몬토요 감독을 보면서 류현진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고개를 숙이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류현진의 어깨는 더 무거워보였다.

한 시즌 최다승(14승) 타이기록에 도전하던 류현진은 한 시즌 최다패(9패) 타이기록 위기에 몰렸다. 이날도 대량실점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11에서 4.34로 치솟았다. 평균자책점을 2.64까지 떨어뜨리며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떠오른 ‘에이스’ 로비 레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6일이라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도 좋지 않았다. 등판 시점 조절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이 10점대를 초과했다. 일시적 부진으로 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와일드카드 1위까지 올라온 토론토 입장에서는 류현진의 부진은 뼈아프다. 현지언론들은 “커맨드나 멘탈이 모두 망가졌다”는 분석까지 내놓으며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해도 4년 8000만 달러를 받는 류현진의 비중은 작아질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