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발사주 세 갈래 수사 가운데..대검 감찰은 마무리 국면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제기된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감찰부가 세 갈래 진상조사 및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주도한 진상조사는 자료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넘기고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최창민)는 전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대검 감찰부로부터 진상조사 자료를 제출받았다고 한다. 자료에는 제보자 조성은씨가 지난 3일 대검 감찰부에 공익신고를 하면서 함께 제출한 휴대전화 2대와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담긴 고발장 및 자료들도 포함됐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16~17일 이 자료들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조씨 본인을 직접 소환해 참관하도록 했다.
직원은 봤는 데, 손준성 열람 기록 없어…실명 판결문 규명 난항
앞서 대검 감찰부는 지난해 4월 3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텔레그램으로 조씨에게 ‘손준성 보냄’ 표시와 함께 전달한 소위 검언유착 의혹의 ‘제보자X’ 지모씨의 실명 판결문 열람자들도 조사했다고 한다. 여러 열람자 가운데에는 당시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감독관)실에서 근무한 실무 직원이 포함됐다고 한다. 그러나 손 검사가 자신의 PC에서 해당 판결문을 직접 열람한 기록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실무 직원이 열람한 판결문을 내려받아 조씨가 전달받은 것 같은 낱장 별로 사진을 찍어 이미지 파일 형태로 손 검사 등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검 내부에서는 현재 감찰부의 진상조사를 별도 수사로 전환하는 대신 이미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기류가 높다고 한다. 앞서 대검 감찰부는 고발 사주 의혹 보도가 처음 나온 지난 2일 곧바로 진상 조사에 착수해 16일째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해 수사로 전환하지 못했다.
이에 ‘고발 의혹’ 사건은 향후 서울중앙지검이 주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부인 김건희씨,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국민의힘 김웅·정점식 의원 등을 선거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지 하루 만에 14일 검찰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미 인력 확충도 마쳤다. 수사팀은 기존 공공수사1부 소속 검사에 대검찰청 공공수사부 및 반부패부 연구관 각 한 명씩 2명을 추가로 투입하고 중앙지검 타부서 검사 1명도 투입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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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공수처 수사 불가피…이 사건 본령은 직권남용”
그러나 공수처와 검찰의 ‘중복 수사’ 논란은 남은 과제다. 두 기관은 이미 수사 권한을 두고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 등을 놓고 수차례 긴장과 갈등을 이어왔다. 다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두 기관이 적어도 이 사안에 대해선 잘 협의해서 진상을 규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수사 의지도 남다르다. 김 처장은 이날 처음으로 기자들에게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 사건의 본령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라며 “공수처로서는 수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형법 제123조인 직권남용은 공수처법 2조 3항에서 정의하는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한다. 김 처장은 “실체적 진실 규명이 대검찰청 진상조사로 시작됐지만, 강제수사를 할 수 없으니 수사로 전환될 국면이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공수처가 제보자의 신고 하루 만에 김웅 의원과 손준성 검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는 등 속도전을 벌인 데 대해서는 “이왕 수사할 운명이라면 선제적으로 수사를 개시해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 확보부터 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김 처장은 “혐의가 있든 없든 수사해 밝히는 게 우리의 책무”라며 “국민의힘이 고소·고발한 것도 있고, 어찌 됐든 공정하고 신속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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