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메카' 프랑스 의원단, 韓 코스맥스 '콕' 찍어 찾은 이유는

명순영 2021. 9. 1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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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1위 화장품 ODM 기업 방문하고 싶다" 의사 밝혀
- 회사 성장 비결 꼼꼼하게 질문..유럽서 K뷰티 위상 입증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코스맥스 임원들과 카트린 뒤마 프랑스 상원의원(다섯 번째) 등 한국·프랑스 의원친선협회 대표단, 로레알그룹 관계자가 지난 8일 코스맥스 판교 사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스맥스 제공
“젤 아이라이너, 쿠션 파운데이션 같은 제품은 놀랍습니다. 지금 프랑스에서는 K뷰티를 혁신으로 인정하고 있어요.”

지난 9월 8일 카트린 뒤마 프랑스 상원의원(한국·프랑스 의원친선협회 회장)이 코스맥스 판교 사옥을 방문해 한 말이다. 글로벌 최대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으로 성장한 코스맥스가 럭셔리 뷰티 본고장 프랑스에서 K뷰티 대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카트린 뒤마 회장은 올리비에 자캥 부회장, 비베트 로페즈 부회장과 함께 코스맥스 판교 사옥을 찾았다. 카트린 프로카시아 상원의원과 필리프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도 함께했다. 벤자민 퀴퍼 로레알 한국·일본메이크업연구소장, 브누아 마르틴 로레알코리아 이노베이션센터장 등 프랑스 기업 인사도 참석했다. 프랑스 상원의원이 국내 화장품 기업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문은 한국·프랑스 의원친선협회 대표단이 방한을 앞두고 “한국 화장품 기업에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성사됐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은 코스맥스를 추천했다. 뒤마 회장은 “프랑스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한국 화장품과 코스맥스의 성장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세계 1위 ODM 기업으로 글로벌 화장품 메이커 상당수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프랑스 로레알그룹이 대표적이다. 2005년부터 로레알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어온 코스맥스는 2008년 젤 형태로 만든 아이라이너를 개발해 공급해왔다. 누적 납품 수량만 5000만개에 달한다. 코스맥스가 만든 쿠션 파운데이션은 8000만개가 생산되며 ‘K뷰티’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로레알그룹 브랜드인 입생로랑이 2016년 출시한 ‘엉크르드뽀 쿠션’도 코스맥스에서 생산한 스테디셀러다. 이 제품은 국내 백화점 쿠션 파운데이션 판매 5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럭셔리 쿠션의 대명사가 됐다.

퀴퍼 연구소장은 “코스맥스가 신제형을 개발해 제안하면 로레알은 연구개발을 함께 진행한다”며 “입생로랑의 쿠션 파운데이션도 코스맥스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 사 간 지속적인 오픈이노베이션으로 다양한 히트 상품을 내며 글로벌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했다.

로레알과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은 코스맥스가 해외로 진출하는 길을 열어줬다. 201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로레알 공장을 인수해 코스맥스인도네시아를 설립하며 동남아시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로레알 제안으로 미국 오하이오주 솔론에 있는 로레알 공장을 인수했다. 이로써 국내 화장품 ODM 기업으로는 최초로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화장품 소비국에서 공급 강국으로 재평가받으며 유럽에서 인식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한국은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이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규모는 75억7210만달러(8조28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증가했다. 2017년 세계 4위에 올라선 뒤 3년 만에 독일(69억4703만달러)을 제쳤다.

‘코로나19’ 사태로 화장품 수요가 둔화하며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화장품 수출국이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이뤄낸 성과로 더 의미가 깊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화장품이 수출된 나라도 2019년 137개국에서 지난해 160개국으로 늘어났다.

유럽에서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끄는 또 하나의 배경으로 ‘클린뷰티’ 트렌드가 꼽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프랑스 소비자 24%가 제품 친환경 정도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66%는 최근 6개월 내 친환경 제품을 실제로 구매했다고 밝혔다.

코스맥스 측은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운영하는 편집숍인 ‘세포라’에도 닥터자르트, 3CE 등 한국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며 “프랑스와 뷰티 산업 협력을 강화해 유럽에서 한국 화장품의 입지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명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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