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우라늄 시설 수상한 공사..ICBM용 초대형 핵탄두 개발?
북한 영변에서 핵무기 개발과 관련한 또 다른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와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에 따르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의 최근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원심분리기 1000개가 들어설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HEU)을 25% 정도 늘릴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생산을 천명한 ‘초대형 핵탄두’ 개발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국장은 이날 군축 전문가들의 블로그(arms control wonk)에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달 3일과 이달 1일, 14일에 각각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비교한 결과, 당초 우라늄 농축 공장으로 추정되는 시설의 빈 공터였던 공간에 외벽 등을 공사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새로 만든 공간은 기존의 우라늄 농축 공장 추정 시설 바로 옆으로, 공사를 통해 두 공간이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루이스 국장은 “이런 공사 형태는 지난 2013년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 증설 당시 용적을 두 배로 늘린 과정과 유사하다”며 “북한은 아마도 폐쇄된 지역을 지붕으로 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새 면적은 약 1000m²로 원심분리기 1000개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1000개의 새로운 원심분리기가 추가되면 공장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이 25%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당국자들 역시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북한이 무기급 우라늄 생산량을 늘리려는 계획의 신호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미 국방부, 국가정보국장, 중앙정보국(CIA) 등은 이에 대한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고 방송은 밝혔다.
ICBM 탑재 수소폭탄 관련
이번 확장 공사가 지난 1월 북한의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제시한 ‘초대형 핵탄두’ 개발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핵무기 소형ㆍ경량화, 전술 핵무기 개발과 함께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언급했다. 루이스 국장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북한이 무기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급 플루토늄과 우라늄양을 늘려야 한다”며 “특히 열핵무기(초대형 핵탄두)의 생산에는 상당한 양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권용수 전 국방대학교 교수는 “초대형 핵탄두는 수소폭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탄두의 직경ㆍ중량 등을 고려할 때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화성-15, 화성-16과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확장 공사가 ‘보여주기식’이란 분석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영변 이외에도 북한이 ‘와일드카드’로 숨겨둔 고농축 우라늄 시설들이 있는데, 굳이 영변에서 공사하는 것은 미국이 보라는 얘기”라며 “대북 제재 해제가 시급한 북한이 노골적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진기자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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