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강소기업] (31)스킨이데아 中서 2분 만에 10억 매출..'손담비 화장품'

박수호 2021. 9. 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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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시장은 성숙기’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종전 강자가 이미 자리 잡았고 예전처럼 중국 특수를 누리는 신생 기업도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가 있다. ‘메디필’이다. 법인명은 스킨이데아. 24K 골드앰플, 일명 ‘손담비 모공앰플’로 인기를 끌고 있는 ‘레드 락토 콜라겐 라인’ 등이 주력이다. 특히 여타 브랜드가 주춤한 사이 해외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수출이 급증했는가 하면 영업이익률도 빼어나다. 2018년 매출액 301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이던 스킨이데아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390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 매출액이 280억원을 돌파,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전복순 스킨이데아 대표

▶스킨이데아 어떤 회사

▷메디필 화장품 국내외 인기

스킨이데아는 2007년 피부 전문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스킨케어 브랜드 ‘메디필’을 모태로 2014년 전복순, 박용운 대표가 주도해 법인 전환했다. 이들은 애초 화장품 브랜드 유통을 했다. 이 과정에서 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됐다. 차별화된 제품을 내놔야 한다는 고민 끝에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화장품, 일명 ‘더마 코스메틱’으로 특화했다. 사업 초기에는 문제성 피부를 개선하는 기능성 화장품 위주로 제품을 내놨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 사업도 빠르게 안정화됐다. 9월 기준 피부 미용 관리 브랜드 ‘메디필’, 고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더마메종’ 등 총 200여가지 이상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전복순 스킨이데아 대표는 “국가별 다양한 니즈에 맞춰 시장 조사에 기반해 상품을 기획, 마케팅, 판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이지만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출 수밖에 없었다. 해외 현지에 경쟁력 있는 총판사를 둔 것도 외형 확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영업이익률 왜 높나

▷‘역주행’ 히트 상품 속속 등장

‘24K 골드앰플’.

메디필을 한국은 물론 해외에 알린 대표 상품이다. 이 제품이 세상에 나온 것은 2014년. 그런데 정작 빅히트를 친 것은 2017년 말부터다. 3년간의 공백을 딛고 ‘역주행’을 하게 된 이유가 있다. 애초 이 제품을 내놓고는 국내 시장에 좀 더 집중했다. 당시 ‘금’을 활용한 화장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 차별화 요소가 있다고 봤다. 문제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였다. ‘메디필’이라는 브랜드를 생소해하는 소비자가 많아 제값에 사는 이가 적었다.

그러다 반전이 일어났다. 제품이 좋다고 평가한 해외 바이어, 특히 중국 바이어들이 중국으로 가져갔는데 소위 대박이 났다. 특히 금에 열광하는 중국 소비자에게 딱 맞는 제품이었던 것. 2017년 말부터 한국 면세점에서 입점 제안이 들어오더니 대형 유통사도 줄지어 ‘러브콜’을 보냈다. 별달리 마케팅 비용을 쏟지도 않았는데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역발상 전략도 먹혔다.

전복순 대표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여러 업체들이 마케팅에 주저했다. 동일한 상황에서 메디필은 오히려 국내외 마케팅에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여타 업체가 소극적으로 나온 덕분인지 적은 비용으로 효율성 높은 광고 매체를 여럿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매출 유지를 넘어 신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고가, 고마진 전략을 썼다. 박용운 공동대표는 “다른 기업에서 취급하지 않는 제품이거나 업계 최초 개념 제품만을 개발하기 때문에 제값을 받을 수 있었다. 경쟁사가 없는 상품은 시장에 비교할 수 있는 기준 가격이 없어 메디필이 정하는 가격이 기준이 되고 고객 저항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메디필 ‘모델링팩’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일단 용기부터가 종전 화장품, 마스크팩과 다르다. 샴푸나 세제 리필용 용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비타민C, 비타민A, 에스트로겐을 함유한 성분은 기본. 뚜껑을 열어 액상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면 마스크팩처럼 굳는다. 일정 시간 후 세면하면 피부 속 깊은 곳부터 촉촉하게 해준다는 평이다. 종전에 없던 제품인 데다 대용량이다. 경제적이면서 효과도 뛰어나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바로 반응이 왔다. 중국 유명 왕홍 이가기(오스틴, 폴로어 수 약 2000만명)가 타오바오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을 때는 2분 만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박 대표는 “중국 알리바바 뷰티 카테고리에서 선두권에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제품 선정 과정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왕홍들이 아무래도 차별화한 상품이다 보니 먼저 손 내밀어 협업하자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자체 생산물류시설을 강화한 것도 이익률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예전에는 기획, 생산, 물류를 모두 외주를 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외 생산, 물류를 담당하는 공장과 물류센터를 완공하면서 원가율을 확 낮췄다.

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적잖은 규모인 200억원을 들여 공장과 물류센터를 가동했다. 이후 효과는 컸다. 자동화 설비를 적극 도입해 생산 공정을 간소화한 덕에 생산 관리 능력도 향상되고 기획에서 제품화까지 빠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시장 반응에 따라 탄력적으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반응 생산과 유통이 가능하다 보니 재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이익률 극대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손담비’를 내세운 ‘메디필’ 화장품. (스킨이데아 제공)

▶약점은 없나

▷낮은 국내 인지도 숙제

국내 매출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메디필’ 인지도가 낮다는 점은 숙제다. 지난해 손담비, 올해 김재우와 조유리 부부를 새롭게 모델로 발탁하는 등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 모델들이 출연하는 ‘나 혼자 산다’ ‘동상이몽’ 등 예능 프로그램에 노출되면서 판매량도 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시장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중론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서도 과제는 많다. 200여개 제품 라인업이 있다고 하지만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로즈팩, 골드앰플 외 차기 히트 상품이 아직 잘 안 보인다.

더불어 대기업까지 더마 브랜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차별화 포인트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다. 더마 화장품은 쉽게 말해 기능성 화장품을 뜻한다. 피부 과학이라는 뜻의 ‘더마톨로지(Dermatology)’의 줄임말로 업계에서 쓰인다. 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LG생활건강은 물론 동국제약, 동아제약, 대웅제약, 동화약품, 셀트리온 등 제약·바이오 기업마저 뛰어들어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졌다.

게다가 메디필의 주력 수출국인 중국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

장성철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2018년부터 미국의 대중국 무역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도 뚜렷해졌다. ‘K뷰티’ 위상이 예전 같지 않고 중국 MZ세대 선호도가 빨리 바뀌고 있어 왕홍이나 타오바오 위주의 유통 전략만 고수해서는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따라잡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복순 대표는 “중국 위생허가 50여개를 100여개로 확대하는 등 중국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추가로 러시아, 베트남, 미국 시장 진출로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6호 (2021.09.15~2021.09.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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