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大 팬덤 플랫폼 대해부..규모 '위버스' 실속 '버블' 게임화 '유니버스'

반진욱 2021. 9. 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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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서비스하는 ‘위버스’는 팬덤 플랫폼 선두 주자로 뽑힌다. 글로벌 아이돌 BTS를 앞세워 인기를 끈다. 프로미스나인 등 걸그룹도 적극 합류한다. <하이브 제공>

# 290%.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디어유’의 전년 동기 대비 올해 2분기 매출 성장률이다. 코로나19로 연예 산업이 지독한 불황을 겪고 있는 와중에 디어유는 오히려 실적이 상승했다. 불황에도 아랑곳 않는 디어유의 성공은 팬덤 플랫폼 서비스 ‘버블’이 있기에 가능했다. 버블은 아이돌 멤버와 가상의 대화를 할 수 있는 메시지 서비스다. 최애(가장 좋아하는) 연예인과 마치 커플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을 들게 해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버블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디어유는 올해 흑자로 돌아섰다.

팬덤 플랫폼 시장 성장세가 심상찮다. 해마다 성장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 중이다.

사실 팬덤 플랫폼이 처음부터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었다. 2015년 최초의 팬덤 플랫폼 브이라이브가 나왔을 때만 해도 팬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창구로서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주요 수익원이던 콘서트·팬미팅 등 사업이 모두 막히게 되자 엔터 회사들은 팬덤 플랫폼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가상 메시지 서비스, MD 사업, 팬 소통 창구 일원화 등 수익 모델(BM)을 만들며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대화하고(가상 메시지), 굿즈를 사고(MD 사업), 방송 일정(팬 소통 창구)을 한 번에 알 수 있는 팬덤 플랫폼에 케이팝 팬들은 열광했다.

성장세가 높은 ‘블루오션’ 시장에 기업들의 관심이 몰린 것은 당연지사. 엔터 업계는 물론 IT, 게임업계까지 가세하며 시장에 속속 참전하고 있다. 특히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들의 싸움이 치열하다. 하이브(구 빅히트)의 ‘위버스’, SM엔터의 ‘버블’,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등이 열띤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BTS 앞세운 하이브 ‘위버스’

▷V라이브까지 합병한 규모의 강자

BTS(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운영하는 위버스는 ‘규모’를 내세운다. 가입자 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매출액 등 부분에서 플랫폼 앱 중 1위를 달린다. 2021년 2월 기준 누적 앱 다운로드 수가 2500만건을 기록했다. 가입자 수는 3100만명을 훌쩍 넘는다. MAU는 올해 2분기 평균 약 530만명에 달한다. 한 달 동안 530만명의 사람이 위버스 앱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다.

위버스가 압도적인 규모를 갖출 수 있던 배경에는 ‘아티스트 파워’와 ‘커머스’가 자리 잡는다. 초창기에는 모회사인 하이브 소속 연예인 덕을 톡톡히 봤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케이팝 가수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컸다. BTS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위버스로 팬클럽 ‘아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이는 곧 사용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 BTS 외에도 세븐틴, TXT 등 하이브 소속 인기 아티스트들이 연달아 들어오며 세를 키웠다.

순식간에 강자로 등극한 위버스에 협업 제의가 쏟아졌다. YG엔터를 비롯한 국내외 연예 기획사는 물론 인터넷 대기업 네이버까지 손을 내밀었다. 위버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협력 제의를 적극 받아들였다. 그 결과 블랙핑크, 아이콘, 선미, 매드몬스터 등 타 소속사 인기 아티스트까지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해당 아티스트 팬덤은 자연스레 위버스의 고객이 됐다.

올해 1월에는 네이버의 케이팝 플랫폼 V라이브를 인수했다. V라이브는 케이팝 가수가 인터넷 생방송 형식으로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영상 서비스다. 앱 MAU가 30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는 위버스컴퍼니에 3548억원을 투자하고, 위버스컴퍼니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위버스샵을 내세운 독특한 커머스 서비스도 인기에 한몫한다. 위버스샵은 입점한 아티스트들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상점이다. 아티스트와 소통하고, 콘텐츠를 즐기고 난 뒤 상품까지 구매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했다. 위버스가 제공하는 편리함에 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위버스샵의 활약 덕분에 2020년 위버스컴퍼니는 21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9년 대비 180% 증가한 수치다.

▶SM엔터가 선보이는 ‘버블’

▷JYP·젤리피쉬 등 실속파 라인업

버블은 2020년 열린 엑소(EXO) 멤버 백현의 비대면 팬미팅에서 시작한 서비스다. 아티스트를 직접 만나지 못하는 팬을 위해 디어유 측에서 만든 일회성 가상 메시지 이벤트가 시초다. 단순 일회성 행사였지만 반응이 좋았다. 성공 가능성을 엿본 디어유 측이 자사 팬클럽 커뮤니티 ‘리슨(Lysn)’ 앱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선보였다.

버블은 아티스트와의 ‘소통’을 돈으로 사는 플랫폼이다. 월 4500원을 내고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아티스트의 메시지·사진·영상을 개인 카카오톡처럼 받아볼 수 있다. 특정 아티스트를 구독하면 기념일이 설정된다. 이후 채팅창에서 기념일로부터 며칠이 지났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디어유 관계자는 “기념일을 채팅방에 표시하는 기능과 아티스트가 팬의 이름을 불러주는 서비스가 반응이 좋다. 아티스트와 유사 연애하는 느낌이 든다며 고객들이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아티스트 라인업도 위버스에 뒤지지 않는다. 디어유의 모회사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은 물론 JYP·젤리피쉬·FNC 등 국내 알짜 연예기획사 소속 가수들이 입점한 상태다. 8월 31일기준 200명 48개의 팀이 버블에서 활동 중이다.

버블이 타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점은 ‘단일 앱’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소속사별로 별도 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JYP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의 팬이라면 ‘bubble for JYPnation’ 앱을 이용하는 식이다. 앱을 분리해 한꺼번에 접속자가 몰리는 현상을 방지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는 ‘리슨’ 앱에서 버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버블이 ‘리슨’의 인기를 뛰어넘은 만큼 디어유 측은 조만간 SM 소속 가수를 위한 별도의 버블 앱 ‘bubble for SM(가칭)’을 내놓을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오리지널 콘텐츠, 게임화로 승부수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유니버스는 올해 서비스를 시작한 신생 플랫폼이다. 위버스나 버블에 비하면 시작이 다소 늦다. 후발 주자지만 경쟁력은 타 플랫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쌓아왔던 기술력과 노하우를 적극 접목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비스 시작 5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1000만건을 넘겼다. 평균 MAU는 330만명을 기록 중이다. 아티스트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초창기 11팀에 그치던 입점 아티스트는 현재 24팀으로 늘었다. 몬스타엑스, 강다니엘, (여자)아이들 등 가수들이 입점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성과에 힘입어 유니버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자회사 클랩은 상반기 매출액 58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거뒀다.

유니버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서비스는 독점 오리지널 콘텐츠 ‘유니버스 오리지널(UNIVERSE ORIGINALS)’이다. 유니버스 전용으로 아티스트가 제작한 예능, 뮤직비디오, 화보 등을 제공한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아티스트의 색다른 모습을 선보여 호평을 받는다.

게임 재미를 살린 기능도 눈길을 끈다. 앱 내 화폐인 ‘클랩’을 얻는 방식을 게임처럼 만들었다. 앱 안에서 미션으로 주어지는 각종 팬덤 활동을 수행하거나 유료 아이템을 구입하면 ‘클랩’을 받을 수 있다. 클랩은 온라인 팬미팅·팬사인회에 응모할 수 있는 ‘응모권’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응모권이 많을수록 아티스트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팬들이 클랩을 얻기 위해 유니버스 내에서 미션 수행을 하며 앱 사용 시간을 늘리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6호 (2021.09.15~2021.09.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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